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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밀어붙이기…언론자유 침해, 졸속-중복 입법 ‘논란’

[헤럴드경제=윤호·이원율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상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도입을 추진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에 기존 언론과 포털 등을 포함하기로 하면서 졸속·중복 입법이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입법·행정·사법에 이어 ‘제4의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언론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는데다, 별도의 형사 처벌외에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도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이달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언론·포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준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물리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학계와 언론노조를 포함한 단체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언론개혁이란 프레임은, 언론이 개혁대상인 것처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오히려 언론을 길들이는 언론후퇴법·언론규제법”이라며 “현재 언론의 오보와 명예 훼손 관련한 장치들은 이미 있다. 이 상황에서 과잉입법 금지원칙과 이중처벌 금지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윤두현 의원도 “기본적으로 언론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사회적 현안에 대해 충분히 알권리를 확보해주고, 집단 지성이 작동할 수 있게 기능한다”며 “언론 악의에 의한 가짜뉴스는 아주 소수인데다, 지금 있는 법으로도 저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 개혁을 주문했더니 언론 검열로 답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단체들은 “언론 자유와 국민 알 권리를 침해하는 악법”이라고 했으며, 같은 크기·분량 정정 보도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문체위도 “언론에 과도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신 독재의 완성이다. 정권 초기 방송사부터 ‘손보기’에 들어가더니 검찰과 사법부를 단계적으로 장악하고 그나마 쓴소리하는 언론과 포털에 족쇄를 물려, 대선을 앞두고 그들이 말하는 소위 ‘장기집권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소수 의견을 제시할 통로를 원천차단하면 중국이나 북한과 다를 게 뭐가 있나. 장기적으로는 여론이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돼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가리키는 범죄심리학 용어)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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