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예비후보 비전 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여야가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각 진영은 밖으로는 경쟁하듯 개발 공약을 내놓는가 하면, 안으로는 뒤탈없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물밑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책 개발에도 여념 없다. 당장은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예비후보(동아대 교수)가 ‘1강’, 같은 당에 있는 이언주 예비후보(전 의원)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예비후보(전 국회 사무총장)가 ‘2중’으로 놓인 구도다.

부산시장 보선은 민주당 당적을 가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만큼 야권에게 보다 유리한 판으로 인식된다. 다만, 여야 모두 사활을 걸면서 부산 민심도 정치권의 예상보다 더 요동치는 등 섣불리 승자를 장담하기 힘든 모습이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부산 보선의 3대 키워드는 ‘가덕도·단일화·민생’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부산시장 후보 경선 룰을 놓고 혼선을 빚는 사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승부수로 띄웠다. 부산의 20년 숙원으로 꼽히는 가덕도신공한 건립 건은 매번 결정적 순간에 추진이 무산되곤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주도로 발의된 이번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으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 건립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민주당은 가덕도 띄우기를 통해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 국민의힘도 여론이 심상치 않자 가덕도신공항 건립 건을 받고,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구상까지 내놓았다.

가덕도신공항은 건립에만 10조원 안팎이 들 것으로 보인다. 한일 해저터널은 공사 예상 비용으로 85조~100조원이 오르내린다. ‘메가톤급’ 현안이다보니, 설 연휴는 물론 부산시장 보선이 끝날 때까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2일 부산진구 소재 선거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춘 캠프 제공]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일 부산 부산진구 소재 선거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주 캠프 제공]

부산 시민들은 여야의 단일화 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예비후보와 박인영 예비후보(전 부산시의회 의장), 변성완 예비후보(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가 경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 예비후보의 강세가 돋보이지만, 나머지 두 사람도 지역 내 잔뼈가 굵은 편이다. 국민의힘 주자로는 박형준 예비후보와 이언주 예비후보, 박민식 예비후보(전 의원), 박성훈 예비후보(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뛰고 있다. 박형준 예비후보가 맨 앞에서 달리지만 뒤따르는 사람들의 추격세도 심상찮다.

여야가 단일화를 놓고 거듭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면, 부산 민심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게 정치권 내 공통된 시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침체되고 있는 부산 민생을 어떻게 살릴지도 관심사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1조2000억원대 창업 펀드 조성 등의 공약을 했다. 김영춘 예비후보는 코로나19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시민들 중 중위소득 150%(하위 약 80%)에게 중앙정부가 3개월간 매월 최대 30만원씩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소상공인에 최대 월 100만원 긴급소득 보장제 시행과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이 갖는 건물들을 대상으로 ‘반값 임대료’를 실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다른 후보들도 각자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등을 찾아다니면서 거리의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저마다 경제 위기 해결의 적임자를 자임하는 모습이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부산시민 남녀 1000명에게 ‘누가 부산시장으로 가장 낫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박형준 예비후보를 뽑은 응답자가 2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위가 김영춘 예비후보(18.3%), 3위가 이언주 예비후보(8.2%)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였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선 자체가 득표율이 높지 않다”며 “결국은 어느 쪽이 분위기를 잘 읽고 열혈 지지자를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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