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직 장관 앞세워 조직력 강화 의도
‘피해호소인’ 논란 진선미는 도중 하차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오른쪽)와 선거캠프 국제협력위원장을 맡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선거운동사무실에서 열린 국제협력위원회 출범식 행사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2주 남짓 남은 4ᆞ7 재보궐 선거를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퇴임한 전직 장관들의 행보가 더 바빠졌다. 특히 가장 큰 격전지인 서울, 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전직 장관이 여권 단일후보로 나서며 함께 근무했던 전직 장관들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측면 지원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특별고문으로 합류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이날 합류한 전직 장관들은 당시 국무회의를 함께 했던 멤버들이다. 김 후보 측은 “강 전 장관은 김 후보의 2029년 가덕도 신공항 완공과 2030년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며 “박 전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정책 자문을, 도 전 장관은 문화-관광 분야 정책 자문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선대위 진용을 꾸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전직 장관들로 붐비며 ‘대선급 캠프’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모두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활동하던 당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과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문단장으로 이름을 올렸고, 강 전 장관도 지난 11일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며 캠프에 합류했다.
특히 퇴임 직후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했던 강 전 장관은 한 달 만에 서울, 부산시장 캠프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퇴임 전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그는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국무회의 동료로 동고동락하며 박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비전과 협력을 가지고 중기부를 도약하게 하는 추진력을 가지고 계신 것을 직접 옆에서 봤다”며 “이런 분이 서울시를 이끌어 주시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퇴임 후 선거 캠프에 합류하며 사실상 정치권에 발을 담근 강 전 장관과 달리 진영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은 후보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SNS를 통해 엘시티 관련 의혹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캠프에 합류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여권 후보들이 연이어 전직 장관 모시기에 나선 것은 거물급 인사를 모아 조직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행정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시정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행정 경험을 갖춘 장관들이 다수 캠프에 합류한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직 장관들을 캠프에 합류시켜 민주당의 강점인 조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진선미 의원은 박영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관련 논란 탓에 도중 하차했다. 박 후보 캠프 유세총괄본부에서 활동했던 진 의원은 과거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를 두고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피해자가 선거를 앞두고 직접 사과와 캠프 하차를 요구하자 지난 18일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 온전히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선대위 하차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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