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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심상찮은 행락철 감염 확산세...‘방역의 봄’ 요원

국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일까지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면서 ‘대유행의 악몽’을 불러냈다. 지난해 말 시작된 ‘3차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걱정스러운 대목은 최근 20%대로 내려갔던 비수도권의 신규 확진 비중이 40% 안팎으로 확대되는 등 전국적인 감염 확산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또 특정 대규모 집단발병보다는 사업장, 주점, 노인시설, 학교, 의료기관 등 다양한 일상공간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많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전주시가 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배경이다.

4월은 방역 리스크가 절정에 오르는 시즌이다. 봄꽃 명소나 신춘 세일대전에 들어가는 대형 백화점마다 상춘객과 쇼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수백만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2~3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실시되면서 자칫 감염 불씨가 더 커질까 우려된다. 이번 주말부터는 부활절·라마단 등 대규모 종교행사도 줄줄이 열려 그야말로 방역 비상이다.

‘백신 접종이 희망’이라는 정부의 호소가 무색하게 3월 말 현재 국내 접종률은 1.69%다. 인구 대비 접종률이 세계 100위권에 맴돌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전략을 들고나오면서 국내 백신 공급이나 접종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대로는 상반기 1200만명 접종, 11월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다. 다급해진 정부는 뒤늦게 범정부 백신 도입 TF팀 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만시지탄이다. 정부가 총력전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를 지난해 7~8월부터 줄곧 해왔는데 이제야 제대로 해보겠다고 하니 믿음이 가질 않는다. 감염 확산이 통제되지 않는 가운데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 지금 살아나고 있다는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된다. 특히 서비스업 등 내수는 백신 공급 속도에 명운을 걸어야 할 판이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 사태를 종식할 ‘게임체인저’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길은 멀고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오히려 백신 접종이 순조롭다고 우쭐대던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사회적 분위기 이완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식상한 말을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가 기댈 곳은 방역에 대한 자발적 참여와 경각심밖에 없다. 하루 500명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이어지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요원해지고 자영업자의 생계 지원을 위한 ‘N차 추경 편성’과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방역의 봄’을 맞으려면 아직은 봄을 즐길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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