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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 백신 수출 중단에 된서리 아프리카, 백신 자체 생산 잰걸음
아프리카 각국, 앞다퉈 “내가 백신 생산하겠다”
AU, 향후 20년 내 阿 백신 수요 40% 자체 충족 목표
印 세럼연구소·美 모더나 등 阿 백신 생산에 관심
전문가들, 자유무역지대 설정·阿 통합 규제 기관 설립 촉구
[123rf,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사용하는 의약품의 70%, 백신의 99%를 수입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자체 생산 능력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경제력으로 인한 협상력 부재로 코로나19 백신 공급 순위가 뒤로 밀리고 있는 데다, 선진국들의 ‘백신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며 제때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백신을 공급해온 인도조차 코로나19 확산 타격을 받고 수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자체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한 ‘백신 안보’가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아프리카 각국, 앞다퉈 “내가 백신 생산하겠다”

아프리카 각국은 코로나19 생산 역량 구축을 위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약사 ‘아스펜 파마케어(Aspen Pharmacare)’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과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곳에서는 1년에 3억도스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위치한 파스퇴르 연구소는 프랑스 정부, 유럽투자은행(EIU) 등과 협력해 내년부터 연간 3억도스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알제리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오는 9월부터 제조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웨토에서 한 의료 종사자가 존슨앤드존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AP]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사용하는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해당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제작하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모더나 등과 논의 중이다.

이 밖에도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 가나, 케냐,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황열병과 파상풍, 콜레라 관련 백신 제조 경험이 있는 국가들도 코로나19 자체 생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시간, 돈이 문제

아프리카 국가들이 의욕적으로 달려들고 있지만 14억 아프리카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수량의 백신이 생산되기까진 막대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아프리카연합(AU)은 향후 20년 안에 아프리카 전체 백신 수요의 40%를 대륙 내에서 충족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 프로젝트가 예정된 만큼 막대한 재정도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3월 아프리카 말라위에 위치한 한 접종 센터에서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

솔로몬 퀘이노어 아프리카개발은행 부사장은 “아프리카 대륙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10년에서 15년 동안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금전 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 전문가들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선 정치적 안정과 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출, 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의 ‘소프트’ 인프라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심 갖는 민간 기업들…“의약품 규제 기관 설립 등 정부 차원 지원 나서야”

아프리카의 자체 백신 생산 능력 강화 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세럼연구소는 인도 이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아프리카 국가도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도 아프리카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백신 이외에도 황열병,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백신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123rf]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도 관심에 호응하며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우선 올해 1월 1일부터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인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가 공식 출범한 것은 아프리카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 제약사들을 위한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백신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선 백신 인증을 담당하고 가짜 의약품 적발에 나설 규제 기관인 아프리카의약국(AMA)이 설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퀘이노어 부사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백신 제조 역량 구축에 진심이라면 당장 AMA 설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것은 아프리카 대륙이 더 많은 백신을 만들 준비가 됐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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