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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길號 핵심, ‘비주류’로 채웠다…‘친문’ 지도부에 맞불? [정치쫌!]
신임 정책위의장에 ‘비주류’ 박완주 기용
전략기획위원장엔 86그룹 송갑석 임명
친문 일색 선출직 지도부와 확연히 다른 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7일 오전 최고위원 등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새 지도부 인선을 속속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친문(親文)’ 색채가 옅은 비주류 의원들의 중용이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송 대표가 자신과 호흡하는 비주류 친정체제 구축 작업을 마치고 나면 윤호중 원내대표,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 등 친문 일색으로 꾸려진 선출직 지도부를 둘러싸는 형국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정책 총괄 핵심요직 정책위의장에 ‘비주류’ 박완주

송 대표는 지난 7일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당 신임 정책위의장에 박완주(3선, 충남 천안을) 의원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 조정을 총괄하는 자리로, 고위 당정협의회 참석 멤버이기도 한 당내 핵심 요직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박 의원의 인선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와 대선승리를 위한 공약과 정책을 마련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송 대표와 마찬가지로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으로 계파 색채가 옅은 비주류 인사로 꼽힌다. 고 김근태 전 의원 계열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 활동해온 박 의원은 앞서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와 맞붙어 ‘협치’, ‘개혁 속도조절’을 강조하며 당내 비주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21대 국회처럼) 한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경우는 역대 1~2번에 불과하다”, 며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고,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공수처 첫 번째 사건이 어떤 건지, 수사권 분리를 했을 때 (어떤 것이) 나타나는지 경험하지 못했다”며 주류 친문의 시각과는 거리가 상당한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투표수 169표 중 65표를 얻으며 104표를 얻은 윤 원내대표에게 패했지만,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박완주를 찍은 65명의 명단을 공개하라”, “박완주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65명이나 되니까 개혁이 그따위였다”, “(65명을) 국민의힘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 등 성난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책위의장 취임 일성에서도 “코로나 방역과 백신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서민경제를 바로 세우겠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국민 민심을 경청하겠다. 부동산 특위 활동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에 다시 속도를 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용민 최고위원 등과는 결이 확연히 다른 발언이다.

‘전략기획위원장’ 송갑석도 86그룹…송영길 친정체제 구축

송 대표는 당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송갑석 의원(재선, 광주 서갑) 의원을 임명했다. 송 의원 역시 86그룹의 일원으로 1990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냈으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가깝다. 송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에 대해 고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생개혁과제를 완수할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서서는 자신의 인천시장 시절 시 대변인을 지낸 윤관석(3선, 인천 남동을)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로 위원장인 자신과 호흡을 맞춰온 김영호(재선, 서울 서대문을) 의원을 당 대표 비서실장에, 친문 색채가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고용진(재선, 노원갑) 의원을 수석대변인에 임명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광주 출신으로 1987년 전남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이용빈(초선, 광주 광산갑) 의원을 첫 대변인에 기용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임명직 지도부 대부분 계파색이 옅고 송 대표와 정체성을 공유하는 86그룹이거나, 그와 오랜 인연을 가진 인사들인 것이다.

당에 쓴소리를 내온 대표적 비주류 조응천 의원도 이날 송 대표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아직 일주일도 채 안 됐지만 일단 시작은 좋다고 본다”며 “민생 우선을 기치로 내걸고 검찰개혁이다 뭐다 이런 것보다는 부동산, 코로나 방역 이런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제일 앞자리에 놓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특히 지도부 인선에 대해 “그동안에 조금 주목받지 못했던 분들을 주요 보직에 놓고 하는 것들을 보면서 이제 제대로 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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