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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민씨 父 “아들 그려준 그림 감격…시민 선물 다 보여줬다”
“과분한 응원 감사…결말까지 버텨보겠다”
故 손정민씨 아버지 손현씨가 공개한 시민이 선물해준 정민씨 그림 [손현씨 블로그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시민들이 보내준 응원과 선물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정민이 영정 앞에 받은 선물을 놓고 정민이가 보도록 했다”면서 “응원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말이 날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다짐했다.

정민 씨 아버지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어버이날’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오늘은 다른 의미로 뜻깊은 날이 되었다”며 전날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전해준 그림과 카네이션, 편지 등을 직접 촬영해 올렸다.

故 손정민씨 영정 앞에 놓은 시민들의 선물. [손현씨 블로그 캡처]

그는 “악몽의 4월 마지막주 이후로 근로자의 날, 어린이의 날, 어버이날이 지나갔다”며 “저도 평소 어버이날이라고 뭘 한 기억이 별로 없는 평범한 중년이고 정민이에게 엄청난 기억이 날만한 것을 받은 기억도 없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평소에 자주 같이 지내서인지 생각나는 이벤트가 없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의미로 뜻깊은 날이 되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먼저 정민이를 발견한 자리에 많은 시민들이 왔다 간 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다 가셨는지 몰랐다”면서 벤치에 놓인 시민들의 조화와 응원메시지 사진을 올렸다.

한강시민공원에 시민이 놓고 간 조화와 추모·응원의 메시지. [손현씨 블로그 캡처]

이어 정민씨 아버지는 전날 한강공원에서 시민들과 만남에 대해서도 “기다리시던 많은 분들이 선물을 주셨다”며 특히 정민씨 얼굴을 그린 그림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사진인데 어떻게 알고 그리셨는지 놀라고 감격했다”며 “정말 감사드린다. 정민이의 밝고 순진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고 적었다.

정민씨 아버지는 또 “(선물을) 집에 다 가져와서 정민이 영정 앞에 놓고 정민이가 보도록 했다”며 “좋아하겠죠?”라며 되묻기도 했다.

아울러 수많은 편지 중에 익명성이 보장된 일부 편지도 공개했다. 그는 “전부는 정민이를 위해 만든 바인더에 보관하고 틈틈이 읽어주려고 한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손현씨 블로그 캡처]

정민씨 아버지는 “이 모든 응원에 감사드리며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말이 날 때까지 버텨보려고 한다”며 “결말이 어떻게 날지 저도 무척 궁금하다. 가혹한 진실이 될지, 끝없는 의문으로 갈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면 잠을 이룰지 모르겠다. 읽어주시고 들려주시고 관심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끝으로 시민들이 건강을 걱정하는 대목에서는 “잘 먹고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며 “아들 잃은 애비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당연한거니 걱정안하셔도 된다”며 애써 안심시켰다.

[손현씨 블로그 캡처]

앞서 손씨는 지난 8일 어버이날, 정민씨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의 중재로 시민 70여명과 한강공원에서 만났다. 손 씨는 시민들에 “본인 일처럼 애통해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정민이가 입수한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게 보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고, 닷새 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8일 어버이날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선물을 받고 있는 손현 씨.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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