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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부모가족 워라밸은 ‘그림의 떡’…노동권·돌봄권 지원부터[촉!]
가사지원서비스·양육비 등 확대됐지만
‘투잡’ 가장은 “돈 모을 수 없어 미래 걱정돼”
“한부모가족 자립할 수 있는 여건 마련돼야”

[123rf]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0일은 제3회 한부모가족의 날이다. 2018년 해당 기념일 제정 등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이 늘어가고 있으나 이들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족 가장들에게 노동권이나 돌봄권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날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한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모(40) 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가사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한부모가족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위소득 80% 미만에 해당하는 김씨의 경우 8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가사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에 애가 셋이라 바빠서 대청소를 하기 어려운데 내가 손대지 못하는 집안일을 해준다”며 “지원 받기 전과 엄청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부모가족의 가장이 된 김씨에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의 준말)은 그림의 떡이다. 2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홀로 18살, 11살, 6살 된 아이 셋을 돌보게 된 김씨는 낮에는 관광호텔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저녁에는 대여섯 시간씩 시급 만원을 받고 식당에서 근무하는 등 투잡을 뛰고 있다.

김씨는 “제가 알바를 하면 아이들이 아무리 커도 저녁 시간에 밥을 챙겨주기 어렵다”며 “돈을 모아야 하는데 모을 수가 없으니 미래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이 한부모가족의 가장들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토로하고 있다.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부모가 된 후 달라진 점으로 ‘부와 모 역할 혼자 감당’(4.1점), ‘집안일 부담 증가’(3.9점)을 많이 꼽았다. 못지 않게 ‘미래에 대한 부담 증가’(3.8점), ‘경제적 어려움’(3.7점)도 크게 나타났다. 그나마 집안일 부담을 덜어주는 가사지원서비스도 서울, 광주 등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해당 조사는 여성가족부가 3년에 한 번씩 하고 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이 가사나 양육비 지원, 시설 등에 집중돼 이뤄져 다소 지엽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가부는 개정된 한부모가족지원법 시행에 따라 이달부터 중위소득 52% 이하인 가족의 만 18세 미만 자녀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등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등에 541억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서울시에서도 올해 여성가족정책실 예산 중 648억 여원이 한부모가족 지원에 쓰인다. 이 중 89억원 가량이 복지시설 운영에 사용된다.

오진방 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은 “한부모가정의 노동권, 돌봄권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전체 한부모가족 154만여 가구 중 시설에 머무르는 가족은 4000가구이지만 시설 비중에 대한 비중은 그보다 크다”며 “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건 가사서비스 등에 국한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한부모가족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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