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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껌값보다 싼 즉석밥?…'가격파괴' 메기된 편의점[언박싱]
마트와 경쟁하는 편의점…최저가 도전
몸집 커지니 파격적인 가격도 가능
CU 헤이루 라면 [BGF리테일 제공]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채소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양파 2개 1700원 vs 1512원’, ‘오이 3개 1500원 vs 1485원’, ‘깐마늘 150g 3400원 vs 3480원’ 왼쪽은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오른쪽은 해당 편의점에서 1㎞ 떨어진 대형 마트의 신선식품 가격이다. 편의점의 경우 통신사 할인을 받으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어느 쪽이 편의점 가격이라고 꼭 집어서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가격만 비교하고, 상품의 질은 판단하지 않았다.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신선식품도 대형마트만큼 저렴해지고 있다. 전체 편의점 수가 늘면서 대량 매입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편의점 장보기·배달이 늘면서 편의점 위상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

마트와 경쟁하는 편의점…라면,아이스크림 최저가 도전

1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은 대형마트, 이커머스와 함께 업계 최저가에 도전 중이다. 이마트24는 ‘이달의 과일’ 마케팅으로 5월 첫주 사과 제품을 개당 490원까지 할인 판매했다. GS25는 지난 4월 친환경 채소 6종과 친환경 모듬쌈 제품을 대형마트보다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편의점은 계열사를 활용해 신선식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GS25 관계자는 “GS더프레시(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소포장해 편의점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현재 전체 매장의 90% 이상이 매장에서 신선식품을 판매 중이다”고 말했다. GS25의 4월 신선채소류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79.9%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자주 구매하는 자체 상표(PB)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CU의 PB 브랜드 ‘헤이루(HEYROO)’는 라면사리보다 저렴한 라면, 껌값보다 싼 즉석밥 등을 업계 최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헤이루 라면득템’은 5개에 1900원으로, 봉지당 가격으로 따지면 380원이다. 즉석밥 ‘우리쌀밥’은 6개 5940원으로, 개당 1000원이 안 된다. 기존에 업계 최저가로 불리던 이마트24 PB 봉지라면 '민생라면'은 개당 390원이었다.

몸집 커지니 파격적인 가격도 가능해져

5월에는 편의점의 경쟁자로 떠오르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견제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65%까지 낮췄다. CU는 ‘카드사 할인 조건 없는’ 최저가에 도전했다. CU에서 아이스크림을 10개 이상 구매하면 개당 350원에 살 수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인기 상품 10종에 한해 10개 이상 구매시 가격이 65% 할인되며,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추가할인이 들어간다. GS25도 5개 주요 제품을 5개 구매시 1개당 350원에 판다.

편의점의 파격적인 정책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규모의 경제다. 규모의 경제는 제품을 많이 생산할수록 생산 비용이 줄어드는 걸 뜻한다. 덕분에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편의점 점포 수가 2000개 이상 늘면서 편의점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채널이 됐다. 현재 주요 편의점 브랜드의 점포 수만해도 5만개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기준 CU는 1만4923개, GS25는 지난해 말 1만4688개, 세븐일레븐은1만501개의 점포를 보유 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색 상품이나 PB 상품 매출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편의점이 ‘급할 때 눈에 보이니까 가는 곳’이 아니라 ‘살만한 물건이 많은 곳’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고, 계열사 내에서 위상도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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