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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새 5배 커진 수제맥주 시장, 이젠 ‘쩐의 전쟁’ [언박싱]
소규모 면허 도입 18년 만에 1000억원 돌파
종량제로 가격 낮아지자 일본맥주 자리 꿰차
유통·식품 대기업 진출에 IPO·투자유치로 맞불
어메이징브루잉 이천 공장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던 MZ(밀레니얼+Z)세대가 이색 컬래버 수제 맥주에 꽂히면서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해 수제맥주 시장은 소규모 맥주 면허가 허가된 지 18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28일 한국수제맥주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1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227억원)에 비해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수제맥주의 선전은 편의점 덕이 크다. 최근 이색 컬레버를 통해 출시한 편의점의 수제맥주 제품들이 소위 ‘대박’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CU가 장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누적 판매량 500만캔을 넘어서며 카스, 테라 판매량을 넘어섰고, GS25는 ‘광화문’ ‘남산’ 등의 인기에 힘입어 수제맥주 점유율이 두자릿 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유통·식품 대기업들은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 진출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AK플라자는 백화점 최초로 수제맥주 제품을 내놨고, 교촌치킨은 소규모 맥주 면허를 보유한 인덜지를 인수, 제품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도 자체 수제맥주 생산을 위해 주류 제조사 인수 및 상표권 등록 등을 준비하고 있다.

수제맥주 업계 역시 향후 치열하게 전개될 ‘쩐의 전쟁’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업계 1위 업체인 제주맥주는 지난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250억원 내외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1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 중이고, 플레티넘크래프트는 충남 예산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근의 수제맥주의 인기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작 수제맥주 시장을 개척한 대부분의 영세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체 패키징 설비가 없다보니 편의점 등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시장 확대의 ‘과실’을 얻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2년간 이어 온 생맥주 주세 경감 대책 마저 올해 말로 일몰되면 영세기업들은 줄도산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카브루 대표이사)는 “수제맥주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하는 등 시장 전망이 밝다”면서도 “시장 확대 수혜는 150여개 업체 중 소매채널에 제품 공급 역량이 있는 9~10곳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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