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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 이어 태릉·용산·마포 줄줄이 꼬인다…난항겪는 도심공급대책 [부동산360]
서울시 “태릉골프장 주택계획 재검토” 정부에 회신
용산구 주민들 ‘용산개발 정상화’ 서명운동
과천은 전면철회 요구…주민소환투표 발의
공급대책 우려가 벌써 현실로…
전문가 “협의없이 공급대책 마련한 부작용”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김은희 기자] 정부의 과천정부청사 부지 개발계획 변경 이후 8·4 공급대책의 공공택지 후보지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태릉골프장과 용산정비창,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등 줄줄이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작년 8·4 대책에서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 없이 신규택지가 졸속으로 발표돼,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도심 공공택지 계획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원활히 협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가 서울시와 노원구에 태릉골프장 등 8·4 대책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내자 서울시는 ‘재검토’ 입장으로 회신했다. 노원구는 태릉골프장 공급 규모를 1만가구에서 5000가구로 줄여달라는 내용으로 회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8·4대책 전에도 의견 교환은 있었으나 서울시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의견 반영이 필수 절차는 아니지만 (태릉골프장 개발 관련해) 그린벨트 훼손 우려, 지역 주민 반발, 환경단체 의견 등을 고려해 재검토해달라는 취지로 회신했다”고 말했다.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는 8·4 대책 택지 후보지는 인허가 절차를 건너뛰고 정부가 단독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민 반발이 큰 점을 감안해 국토부가 지자체에 의견을 구하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재검토 의견에 따라 정부가 도심 공급계획을 두고 서울시와 협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지자체 반대가 거센 주택 공급대책을 추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용산 주민들은 용산정비창 1만가구 공급 계획에 반대하며 ‘용산개발 정상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국제업무지구인 용산정비창 부지에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도심의 핵심 입지인 만큼 업무 시설과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용산구는 최근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3100가구)를 상업·업무·문화 기능을 갖춘 상업지역으로 조성하는 지구단위계획을 공개했다. 거점개발 예정지로 분류돼 주택 공급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서울지방조달청 부지(1000가구) 등에서도 지자체와 주민 반발이 커지는 모양새다. 서부면허시험장은 면허시험장 대체부지를 찾는 단계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과천 정부청사 부지의 경우 정부가 주민 반발에 밀려 주택공급 계획을 변경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됐다. 주민들은 김 시장이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웅 과천지키기 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주민소환투표를 앞두고 급하게 협의해 전면철회나 주택공급 축소가 아닌 또 다른 문제가 있는 협의안이 됐다”면서 “과천시는 시민 의견을 재수렴해 정부와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천청사 사업은 철회 또는 취소가 아닌 대체지로 계획을 변경해 공급하는 것”이라면서 “태릉골프장 등 8·4 대책 신규택지는 관계기관 협의가 상당부분 진척된 상황으로, 예정대로 발표한 입지 등을 통해 주택공급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택지 개발 대신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심도있는 협의 없이 서둘러 공급대책을 마련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라면서 “택지 공급은 여러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한 도심 내 질적 공급 확대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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