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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칙대로"-"당헌 잘 보라"…경선연기론에 與대권주자 갈등 폭발 [정치쫌!]
"대선 전 180일 전 후보자 선출" 與 당헌 88조 봤더니
‘상당한 사유 있는 때엔 당무위 의결로 달리할 수 있다’
문구 근거로 정세균·김두관 "코로나19는 상당한 사유"
'1위' 이재명 경기지사 "뭐든 원칙대로 하는 것이 좋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서거 12주기 추모전시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대선 경선 연기론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 간 내홍 조짐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 김두관 의원 등 대권 주자들이 코로나19 유행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경선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기존 일정(대선 180일 전인 9월10일까지 후보 선출) 시간표대로 가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사실상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힘을 싣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세균 전 총리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여러 후보들도 연기를 주장하고 있고 당원들도 그런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 있다"면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최선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 건강한 당내 소통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대로 해도 좋고, 바꿔도 좋고 당이 결정하면 수용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야당발(發) 변화의 돌풍으로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노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민주당의 목표는 후보 선출이 아니라 정권 재창출이며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계신 국민과 당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경선 연기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정 전 총리는 이재명 지사 측이 제기하는 '원칙 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당헌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면서 "경선 준비위에서 의견 수렴하고 룰과 시기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관행으로 그 근거는 당헌당규에 나와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 하는 건 원칙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원칙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것(원칙 훼손 주장)은 당헌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얘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민주당 당헌 제88조(대통령후보자의 추천) 2항은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전 180일까지 하여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한 김두관 의원도 이 조항을 근거로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선 경선을)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생기고 그때쯤 마스크를 벗고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당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당헌에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당무위 의결로 달리할 수 있다고 돼 있어서 경선 일정 조정하는 것은 송영길 대표 지도부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당헌 88조에 규정된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께서 '그냥 180일 전에 하자' 이러니까 스텝이 꼬여 있다"면서 "이 지사가 그렇게 하다가 통 크게 결단을 해서 모양을 갖출지는 잘 모르겠다"고 이 지사를 압박했다.

경선 연기론을 재점화시킨 최문순 지사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들며 재차 연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지사는 정해진 일정대로라면 오는 21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선기획단에서 행정 절차를 정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자연스럽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대선기획단이 아직 출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결정 자체가 밀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지사는 최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뭐든 원칙대로 하는 것이 좋다"며 "국민들이 안 그래도 (서울·부산시장 선거 때) 공천 안 하기로 한 당헌·당규 바꿔서 공천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경선 연기론을 일축한 바 있다.

이 지사 지지모임 ‘성공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욱 의원도 지난 7일 “원칙을 바꾸겠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7~8월이 아닌 9~10월에 경선을 치르게 될 경우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기간과 겹치는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룰을 정할 민주당 대선기획단은 이달 중순께 출범할 예정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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