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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우승…박민지, 이제 ‘지존’을 넘는다
박민지가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대회조직위]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누구에게도 무너지지 않는다. 이제 한 시즌 ‘대세’를 넘어 ‘여자골프 지존’의 아성을 향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거침없는 우승 행진을 펼치고 있는 박민지(23)가 꿈에 그리던 메이저 우승컵까지 품었다. 그것도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다.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서 끝난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서 박현경(21)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박민지는 올시즌 출전한 9개 대회서 절반 이상인 5승을 거머쥐었다. 2주 연속 우승이며 투어 통산 9승째다.

이제 ‘지존’ 신지애가 2007년 세운 KLPGA 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9승)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당시 신지애도 시즌 초반 9차례 대회에서 5승을 올렸다. 신지애는 18개 대회서 세운 기록이고, 박민지에겐 앞으로 20개 대회가 더 남아 있다. 지존의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시즌 상금도 9억4480만원으로 불리며 2016년 박성현(13억3309만원) 기록도 충분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는 메이저 우승컵을 품은 후에야 비로소 대기록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박민지는 “4승을 했을 때만 해도 멀었다 생각했는데, 이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따라가보겠다. 5승으로 절반 이상 왔으니 그 목표를 세우면 비슷하게는 가지 않을까 싶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승을 더하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박민지가 올시즌 투어를 평정한 배경엔 기술적인 요인 외에도 체력과 강심장이 큰 몫을 했다. 동계훈련 때 체력 훈련에 집중, 하나도 하지 못했던 턱걸이를 7개까지 성공할만큼 근력을 키웠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의 어머니 김옥화(63)씨에게선 강한 승부근성을 물려받았다. 라운드 초반 타수를 잃어도 기어코 반등에 성공하는 뒷심, 한번 상승세를 타면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기세 등이다.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 18번홀서의 환상적인 세컨드샷에 대해 “인생을 걸어보자 친 샷”이라든가 “폭포수처럼 우승이 쏟아졌으면 좋겠다” “지키는 스코어는 하지 않겠다. 지켜야할 건 오로지 페어웨이 뿐” “부담이 우승의 원동력, 앞으로 부담을 안고 살아가겠다” 등 솔직하고 당당한 발언도 박민지의 에너지를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16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합작한 국가대표 동료 박현경과의 라이벌 관계도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있다. 박민지는 “3,4라운드는 현경이만 신경썼다”고 털어놨다. 2주 연속 최종라운드 마지막홀에서야 둘 사이 승부가 결정났다. 특히 이번 대회선 두 선수만 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듯 매 홀 명승부를 펼쳤다. ‘박민지 천하’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골프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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