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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링컨에 대한 이중적 평가 이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의 강연으로 22일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에이브러햄 링컨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링컨은 미국 남북전쟁 승리와 흑인 노예해방을 이끌며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는 1860년 스티븐 더글라스 후보와 대결한 대통령 선거연설에서 남북분열을 막기위해 궁극적으로 노예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고, 마침내 북부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링컨은 취임연설에서 “나는 노예가 있는 주들에서 노예제에 간섭할 목적이 없다. 나는 그렇게 할 법적인 권한도 없고 그럴 의향도 없다”며 노예제를 찬성하는듯한 애매한 발언을 해 이중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것은 대통령이라 해도 주에서 만든 제도를 폐지하기 어려운 미국 정치구조 때문이다. 노예제 반대가 아니라 노예제도 확산을 반대함으로써 연방을 지키려는 현실적인 발언을 한 것.

이듬해인 1861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7개주가 연방을 탈퇴해 남부연합을 형성, 연방군 요새였던 섬터를 공격함으로써 4년간 무려 60만명의 사상자를 낸 남북전쟁이 발발했다.

한창 전쟁중인 1863년 1월 링컨은 신의 한수가 된 노예해방령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는 이미 노예해방을 선언한 영국과 프랑스가 면화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남부를 지지하지 못하게 해 노예제를 고수하는 남부를 고립시키려는 전략도 포함돼 있었다.

그해 11월 19일 남북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펜실바니아의 작은 도시 게티즈버그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는 링컨의 그 유명한 명연설이 탄생했다. 애초 주연설자였던 전 하버드대 총장이 1시간반 넘게 연설하는 바람에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3분짜리 링컨의 연설만 기억에 남았다.

그의 연설에는 한번도 ‘미연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국가명칭보다는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 즉 ‘자유와 평등’이 더 중요했다. 미국역사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한 연설이었다. 400만명의 흑인을 해방시킨 남북전쟁이 끝나고 5일이 지난 1965년 4월 14일 링컨은 연극을 보러 갔다가 그 극장에서 암살됐다.

링컨 사후에도 흑인들은 '분리된 평등'이라는 말도 안되는 규정으로 오랜 기간 차별받았다. 최근엔 아시아인 혐오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봉중 교수는 “인간은 종교든 인종이든 이념이든 자신과 다르면 인정하지 않는다. 차별과 편견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면서 “흑인들은 100년의 시간동안 믿음으로 버텼다. '언젠가 우리는 승리하리라'라는 믿음이 중요하다. 즉 불의를 자행하는 그들 문제가 아니고 그걸 막고 투쟁하고 연대하며 믿음과 확신을 갖는 우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링컨의 노예해방 선언은 일부 사람들에 의해 정치적 계략이라고 해석되지만, 링컨은 연방 유지와 노예제 폐지 모두를 성공시켰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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