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대선판 달구는 주연보다 ‘핫한’ 조연들 [정치쫌!]
김종인 ‘영향력 甲’… 죽어도 죽지 않는 만년 ‘꾼’
진중권, 윤석열과 ‘궁합’… 호혜·밀월 유지 전망
이준석 ‘정권교체’ 마중물이냐 ‘X맨’이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6월 2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에 1호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최 지사의 후보등록은 20대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상징이 됐다. [사진=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통령 선거 시기가 임박하면 모든 정치의 중심에는 대선 후보들이 서게 된다. 이제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조국 사태’이후 반문(反文) 진영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부터, 지난 2017년 대선 이후 꾸준히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 1위를 지켜온 이재명 경기지사,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을 척척 받아넘기던 ‘사이다 총리’ 이낙연 전 전남지사 역시 다음번 대선에선 주연으로 등극했다. 장외에 있던 최재형 감사원장이 감사원장직 사퇴 보름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 또한명의 주연 반열에 올랐다.

다만 아직 정치판은 주연들보다 뜨거운 조연들이 주도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경우 대선 후보가 결정되지 않아 6명의 후보가 서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경선’이 치열하기 때문이고,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야권에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후보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10명을 훌쩍 넘는 대선 후보들이 경쟁중이다. 주연을 자처한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아 도리어 조연들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정치 판세가 현재의 상황이다. 각 진영의 후보들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주연보다 조연이 주인공이 되는 정치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 전 비대위원장의 현실정치 영향력은 비대위원장 사퇴이후에도 여전하다. [사진=연합]

▶말만하면 대서특필… ‘영향력 甲’ 노신사, 김종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타공인 ‘정치꾼’이다. 그에게 붙는 직함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2017년까지만해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였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비대위 대표 시절엔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킹메이커였으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는 2021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국민의힘에 안겨준 인물이다. 여전히 ‘김종인’ 이름 석자가 기사에 붙으면 언제든 ‘대서특필’ 기사 묶음이 나올 정도의 현실정치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내놓은 ‘대선 관전평’ 역시 정확한 판세 읽기 하에 나온 발언들로 해석된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은 국민의힘 경선 불참 △최재형은 국민의힘 경선 막차 탑승 △최재형, 둥지틀기 쉽지 않을 것 △김동연 ‘현실인식’ 훌륭 △이준석 흔들어선 안돼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의힘 경선버스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탔으니 다 탄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금 상황으로 가면 그 버스를 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내부에서 몇 사람이 더 나올지 모르지만 외부에서 탈 사람을 내가 보기엔 끝난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 이유에 대해선 “5월 중순쯤 자기 입장을 표명하고 비전을 제시했어야 된다. 그걸 전혀 하지 못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다른 형태로 움직일 것 같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지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자기를 서포트해 줄 수 있는 팀을 빨리 구성을 해야 된다. 그게 아직까지 몇 달이 지나면서도 제대로 안 된 상황”이라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 김 전 위원장 본인이 ‘윤석열 서포트’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전 위원장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선언을 하고 그래도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급작스럽게 입당을 표시하지 않았나 본다”며 다만 “당내부에서 대통령 출마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 출마자들에 따라서 의원들도 각기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따로 정해져 있다. 거기에 최재형 감사원장이 들어가서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둥지를 틀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비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정당이라는 게 항상 밖에 근사한 사람이 있으면 욕심이 나는 데 일단 데려오고 나오면 그 다음에는 책임을 지는 데가 아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지금 당면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아주 잘 돼 있다. 그게 나오면 김동연 부총리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했고, 김 전 부총리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참여 선언을 한 다음에 봐야 된다”고 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사실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당대표가 됐으니까 다소 불만스러움도 있을 거다. 그러나 당 자체 전반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준석 대표가 성공을 해야지 지금 국민의힘이 성공을 할 수가 있다”, “초기에 좀 실수 같은 걸 해서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거를 감싸고 잘 보호를 해 줘야만이 당의 미래가 있다. 흔들어서는 아무 도움이 될 건 없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후보를 만났다는 사실을 최근 공개했다. [사진=연합]

▶탈진보의 ‘독한혀’… 진중권= ‘모두까기’의 대명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를 직접 만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대선을 달굴 확실한 조연 반열에 이름을 새겼다. 20대 대선 경선 판이 시작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국민면접관이 돼달라는 요청을 민주당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던 그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진 전 교수가 지난 1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윤 후보와의 만남에 대한 ‘인상평’을 종합하면 둘의 첫 만남에서의 대화는 꽤나 유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소위 ‘선수’들끼리의 일합에선 주로 철학과 교양이 중요한데, 둘은 ‘법철학’에서 일정 부분 상대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그분(윤석열)이 저한테 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공부하셨냐고 해서 대학원 다닐 때 법 철학 세미나에 참가했던 얘기를 좀 하면서 얘기를 맞췄다. 그 부분은 정말 합의가 잘 됐다”면서 “왜냐하면 이분이 얘기할 때 칼 슈미트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헌법에 대한 개념이 있는데 주로 나치 법학자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윤석열+진중권)가 동의했던 것은 운동권 민주당 정권 사람들의 헌법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옛날식이다는 것에 대해 동의를 좀 했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

진 전 교수는 윤 후보가 자신에게 먼저 연락을 해와 만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윤 후보의 고민 중 하나가 ‘너무 옛날식의 보수로 회귀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 아닌가’하는 부분이었다고도 소개했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의 출마선언문에 대해서도 “옛날 보수적인 냄새가 난다”고 평가했고, 윤 후보 역시 그 부분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진 전 교수와 윤 후보의 만남 사실이 공개된 이후 한명숙 전 총리 수사에 대한 법무부 감찰 결과에 대해 둘은 ‘억울하면 재심 신청을 하라’는 거의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윤 후보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명숙씨가 불법정치자금을 받지 않았고,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그렇게 억울하다면 재심을 신청하면 된다”며 “한명숙 단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사법체계를 망가뜨리는 것이 정상이냐”고 썼다.

진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명숙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증언 때문이 아니라 명백한 물증 때문이었다는 사실”이라며 “아무리 정치적으로 장난을 쳐도 이 사건은 재심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결국 본인도 재심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 했다”며 “소기의 목적 달성에 실패하자, 이제 와서 쉰 떡밥을 엉뚱하게 윤석열 전 총장 공격하는 용도로 바꿔 놓으려고 한 것”이라 썼다.

정치권 안팎에선 진 전 교수와 윤 후보의 호혜적 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윤 후보가 1960년생이고 진 전 교수가 1963년 생으로 비교적 연배가 비슷한데다, 조국 사태 이후 진 전 교수는 꾸준히 검찰측 입장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 정치 경험이 없는 진 전 교수의 조언과 대화가 윤 후보 본인에게 얼마나 정치적 득이 될 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강원 원주시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실내체육인 간담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

▶국민의힘 이준석…세대교체냐 과거회귀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그 어떤 대통령 후보보다 더 뜨거운 조연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30대가 정당의 당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그것도 보수 정당의 당대표가 됐다는 점에서 이변을 넘어 파란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이 대표 취임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는 별개로, 이 대표 체제 하에서 치러질 대선에서 승리 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대표 취임 한달여를 넘어서면서 사안마다 ‘덜컹’거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어리다고 흔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했을 때 지금까지 반발 안 했다. 신임 대표고 제가 나이가 좀 젊다 보니까 그런 건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합의 한 것에 대해 당내 의원들이 격하게 반발한 것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의 도움을 받아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이 대표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등에서 보이는 중국의 잔인함(cruelty)에 맞설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들과 확실히 싸워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선 중국 측의 비판이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 대표에 대해 “중국이나 다른 나라 문제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정치신인이자 인터넷 유명인”이라며 “중국에 이성적인 접근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이준석 신임 야당 대표는 홍콩 문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표는 또 취임 후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특이 여가부 폐지는 대선을 앞두고 여성표를 갉아먹을 가능성이 있는 아젠다란 점에서, 통일부 폐지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일부 폐지’ 시도와 맞물리고 특히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슈인만큼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 소관 사항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총론적으론 야당 대표란 ‘무게감’과 ‘구력’에서 대선 관리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당 대표라는 장수가 혼자 보병처럼 싸우고 있다. 대표는 토론배틀 하며 싸우는 자리가 아니라, 크게 품으면서 한 수를 두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