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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의 입이 드세졌다…다 이유가 있다?[정치쫌!]
TK서 ‘민란’ 거론…주 52시간제에 ‘120시간 노동’
지지율 흔들, 주목도 분산…“尹, 조바심 느껴진다”
부패완판·국민약탈 등 ‘메시지 정치’ 의존도 감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역사현장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방문을 마친 뒤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왼쪽 가슴에 5·18 상징 장식이 달려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점점 드세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일 여권발(發) ‘대구·경북(TK) 봉쇄 발언’을 놓고 ‘민란’을 거론했다. 전날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주 52시간제에 대한 평가를 하던 중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게 그간 감지되지 않던 조바심이 느껴진다”고 했다.

야권 내 압도적인 1위 주자로 거론되던 윤 전 총장의 아성은 흔들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적합도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한 결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30.3%였다. 우선 선두는 지켰다. 하지만 그간 추이를 보면 만족할 수 있는 값은 아니다. 지난달 중순 40%선을 넘본 그의 지지율이 4주째 박스권에 갇힌 양상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선 10%대로 떨어졌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윤 전 총장은 19.7%로 이재명 경기도지사(27.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그와 같은 ‘야권 루키’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상(浮上)도 의식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최 전 원장으로 분산된 시선을 되찾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센 발언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에 대한 주목도는 출렁이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이달 1~20일 네이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2일 100으로 최대치를 찍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색 데이터는 최 전 원장의 부친상이 있던 8일 34를 찍었다.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15일에는 26까지 떨어졌다. 반면 최 전 원장은 8일 29를 기록했고, 15일에는 61까지 껑충 뛰었다. 그 다음 날인 16일에도 최 전 원장에 대한 검색 데이터는 27을 찍어 같은 기간 윤 전 총장(20)보다 더 높은 값을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메시지 정치’에 매달린 데 따른 실책이란 말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대구를 찾았을 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고 밝혀 보수 지지층의 환호를 끌어냈다. 지난 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선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국민 약탈”, “이권 카르텔의 사유화” 등의 메시지를 내 주목도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이 새로운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무리한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키는커녕 (여당에서)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그런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오는 와중에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이, 굉장히 상실감이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2월 고위 당정청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대구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최대 봉쇄 조치”를 거론했다가 논란이 된 일을 지적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초기에 코로나19가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정말 질서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애를 많이 쓰셨다”고 했다. 이에 여권에선 “갈라치기”(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어느 지역의 국민들이 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장담하느냐”(박용진 민주당 의원)는 말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 정부의 주 52시간제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하더라.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으로, 실제로 120시간씩 과로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이미 “아우슈비츠냐”(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 “쌍팔년도”(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 등 비난이 제기된 상태였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발언과 행보를 보다 다듬어줄 선거 전문가가 있어야 할 시점”이라며 “캠프의 재정비가 시급해보인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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