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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타동천의 ‘新 무릉도원’, 베틀바위·쌍폭 넘어 마천루로
웰니스 무릉건강숲,호암소,선녀탕,쌍폭 지나
동해시 신선봉·협곡, 그냥 거리두기 되는곳
한섬 바다, 가원습지도 ‘뉴노멀’ 명소로 주목
인구 10만도시 2680곳 싹 다, 수시 방역
하늘자전거,도째비골 인기, 밀집도 살펴야
무릉별유천지 국토건설 임무 후 국민 선물로
에메랄드빛 두 호수,그 위로 스카이글라이더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되는 무릉동천 마천루 가는 길이 최근 새로 개척되었다.
묵호등대앞 도째비밸리 사이에 놓인 하늘자전거는 요즘 인기급등 중이라 밀집도를 잘 살펴야 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드라마 ‘황진이’에서 기녀예인들이 옥수에 몸 담그고 수련하는 장면을 촬영한 비대면 명승지, 동해시 쌍폭,선녀탕,용추폭포에 요즘 오르는 탐방객은 선물 몇 개를 더 얻게 됐다. 빌딩 만한 돌로 빚어낸 마천루를 구경할 길이 열렸다.

웰니스 관광지로 인증된 무릉건강숲과 도승이 뛰어넘은 계곡을 호랑이가 따라하다 풍덩 빠졌다는 호암소의 ‘신상’ 무릉달빛 데크산책로를 지나, 무릉교 다리에 이르면 왼쪽으론 ‘한국의 장가계’라는 별명을 얻은 베틀바위 가는 길이 나온다. 오른쪽로 가면 ‘떠오나니 도화로다. 무릉이 가깝도다’라는 정극인의 가사 같은, 무릉계곡 에코 탐방이 드넓은 반석과 함께 시작된다.

▶두타에 오른 해운대 마천루= 이른바 개천옆 ‘아랫길’로 40분간 산책하듯 학소대를 지나 선녀탕에 이르면 오른쪽 철다리 쌍폭,용추폭포 가는길 말고, 왼쪽 마천루·협곡 전망대 가는 길이 새로 열린 것이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기녀예인들의 물속 수련장면의 촬영한 쌍폭포

여기서 약 30여분 정글 사이 데크길을 올라 전망대에 서면 해운대 빌딩숲이 두타동천(頭陀洞天) 숲으로 옮겨진 듯한 거석 무리의 마천루 풍경을 접한다. 마천루 신선봉과 금강산바위, 3단 용추폭포, 쌍폭포 일대를 아우르는 두타동천 수간모옥들이 빽빽히 들어찬 정글과 거대 V자 협곡을 내려다 본다. 거리두기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곳이다.

무릉계 초입에서 베틀바위에 먼저 오른 뒤, ‘윗길’ 능선을 통해 큰 힘들이지 않고 다소 느리게 이곳에 도달할 수도 있다. ‘윗길’은 베틀바위를 시작으로 수도골, 박달령 입구를 지나 용추폭포로 연결되는 5.3㎞이다. 회양목과 서어나무 군락지가 다칠 새라 조심스럽게 개척한 코스 중에는 전망 좋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전쉼터, 휴휴쉼터, 오르내리기 편리한 데크계단 등이 있어, 땀 흘리다 말리다를 반복한다.

‘아랫길’은 등산인 듯, 등산 아닌, 등산 같은 산책 수준으로, 서울로 치면 저공 도심 관통로이고, ‘윗길’은 고공 외곽순환로이다.

▶국토건설 사명 마치고 국민 선물 된 무릉 별유천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집’ ‘기재기이(企齋記異)’에는 신숙주의 손자 신광한(1484~1555)이 삼척부사로 재직하며 이 두타동천에서 놀던 얘기가 잘 묘사돼 있다. 학계에선 이 소설집이 가전체의 발달과정과 새로운 곳, 기이한 얘기, 사랑 얘기 등을 소재로 삼게되는 소설양식적 변화 과정을 보여주어 금오신화~홍길동전을 연결하는 위치라고 한다는데, 절경을 앞에 두고 국문학이 웬말인가.

동해시가 인구 10만 도시 전역을 수시 소독 방역하고 있다.

무릉도원 같은 비대면 거리두기 여행지는 안전하다 해도, 다른 여행명소에 대한 동해시 민관의 경계심은 예사롭지 않다. 동해시는 백신 맞은 국민에게만 바닷가 휴양때 다양한 무료혜택을 주고, 인구10만 도시에서 8개 업종 2680곳, 싹 다, 특별점검하고 수시 소독중이다.

다소 잠잠해지면, 국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보여줄 액티비티도 무릉계 주변에 생긴다. ‘무릉 별유천지’엔 두 개의 에메랄드 호수 위로 날으는 스카이글라이더가 국내 최초로 만들어져 오는 8월말 오픈한다. 와이어로 연결된 하늘길을 오갈 봉황새 모양의 탈것에, 여행자들이 몸을 매달아 하늘을 날으는 ‘안전’ 액티비티이다.

무릉 별유천지

대한민국 국토 건설, 선진국 진입의 1등공신, 시멘트 최대 생산지였던 이곳의 석회석 채취현장에 물이 고여, 세계자연유산 플리트비체와 같은 에메랄드 색 호수 두 개가 보석처럼 빛나는 산업유산이다.

자연이 만든 게 아니라도, 쌍용양회가 선진국 건설이라는 사명을 다하고 에메랄드 빛 호수 여행지라는 선물을 준 무릉 별유천지엔 안구정화의 힐링 말고도 두툼한 감동이 있다. 주변 계단식 채석장은 거석띠와 숲이 여러겹 평행선을 이뤄 그랜드캐니언 느낌도 든다.

▶가원습지도 산업현장이 생태공원으로 변신= 나라경제를 살리다가 청정 문화힐링 공간으로 변한 곳은 또 있다. 옛 쌍용양회 점토장(지가동) 4만5900㎡에 데크탐방로 등을 갖춘 가원습지 생태자연공원을 조성했다. 토질은 좋아도 물이 탁했는데, 산업적 기능을 다한 뒤 이 일대 저류시설에 다양한 습지식물이 자랐다.

가원습지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어류, 수생식물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관찰대, 관찰데크, 탐방로, 휴게시설, 교육안내판을 갖추었는데, 어느새 아이들 틈 사이로 MZ세대 이모들, 누나들이 산책하며 인증샷을 남기는 곳이 됐다. 게다가 정책적으로 자작나무를 심어 볼거리와 건강성을 더했다.

동해시 산업유산은 국내 최초의 제철소, 삼화제철(북삼동 옛 나안리)도 있다. 산업 고도화로 국내 첫 용광로를 모두 폐기하고 하나 만이 남았는데, 포항 포스코공원에 멋진 조명과 함께 설치돼 있다. 도시발전에만 몰두했던 시민들은 훌륭한 산업문화재를 남겨두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국내 최초 제철소. 동해시 삼화제철소 옛모습. 국내 첫 용광로가 포항 포스코에 전시돼 있다.
장준하 새긴돌

▶백범·장준하 유적 눈길…하늘 자전거는 상황보며..= 반대로, 다른 곳이 방치해 훼손 우려가 있던 통일 관련 유적을 동해시가 보유한 것도 있다. 통일로에 있던 장준하 선생(백범 김구 선생의 비서)의 ‘장준하 새긴돌’이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생전에 자신의 단체 명의로 이기령 부지(지금은 동해시유지)에 옮긴 것. 동해시는 금강산 가는 첫 배를 띄운 곳이라서 이 통일 상징물을 잘 보존할 방침이다. 이들 모두 무릉권역 관광벨트와 가까운 곳에 있다.

동해시는 한달전, 논골담길·묵호등대 근처에 Y자형 해변 스카이워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바다 위로 85m 나아간 도깨비 방망이 모양의 ‘해랑전망대’를 오픈했다.

이곳엔 수십m 상공에서 외줄 레일 위로 페달을 밟는, ET 처럼 하늘을 나는 자전거와 런던 올림픽 타워 처럼 30m 스크류 미끄럼 놀이 등 액티비티가 있다. 지금은 조심할 때라서, 인기 상승세인 이곳은 사태 추이를 보면서 방문 시기를 정하길 권한다. 추암 해상 출렁다리에서도 밀집도에 신경쓰자.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논골담길 중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되는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과 한섬의 감성= 그러나 논골담길 중 비교적 한적한 ‘바람의 언덕’에선 거리두기 탐방이 가능하겠다.

현지인들만 가는 곳, 쓸쓸한 바다의 전형으로 감성을 한 바탕 뒤집고 오는 한섬 해변과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시조로 유명한 탕평 재상 남구만의 초구 유적지도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곳이다. 동해선 KTX 철길 아래, 오래전 주민들이 바다와 육지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 뚫어 놓은 한섬 미니 터널은 이제 청년들의 인생샷 포토존이 되어있었다.

바다쪽으로 뚫린 한섬 미니터널
코로나로 힘든 분들 일자리를 위해 민관이 만들어준 자활카페 전천나루
동해 맛은 복잡한 양념의 조화가 아닌 자연+손맛의 조화, 단순 명쾌하다. 동해 새우장

이 시국, 번다한 곳은 드라이브스루 여행을, 인기절정의 액티비티는 성수기가 조금 지난 뒤 해보기를 권한다. 살림 어려운 분들께 소담채,전천나루,해뜰카페,햇살좋은날 등 자활카페를 열어준 동해시민의 인정과 자부심 묻어나는 물회, 새우장, 족발, 해물찜, 청정 세계자연유산 지역에서 직송돼 가성비 높은 러시아대게의 맛은 그때에도 변함이 없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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