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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츠부르크엔 아직도,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도, 맛좋은 도너츠, 레, 새콤한 레몬’으로 한국어 번안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초원에 메아리쳤다.

지금도 잘츠부르크에 가면, 가정교사 마리아의 후계자가 영화속 복색과 비슷한 차림으로 아이들과 노래를 부른다.

원문은 ‘도, 사슴 중 암컷(Doe), 레, 작렬하는 햇빛(Ray)..'이다. 지금의 어린이부터, 현재 환갑이 지났을 60여년 전 어린 아이까지 오스트리아 초원, 미라벨 정원을 거니는 듯한 기분으로 불렀던 스데티셀러 노래다.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20세기, 군대문화에 익숙하던 폰트랩 대령의 아이들이 자유로운 동심을 되찾는 노래이고, 21세기 들어서도 어느 머리 희끗희끗한 한국 아주머니가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 영화가 재방송되면 잠시 멈춰 동심에 젖는 바로 그 노래다.

▶살아난 동심, 못 다 누린 동심= 모차르트도 잘츠부르크에서 꿈을 키웠다. 모차르트가 어릴 적 쓰던 바이올린은 수년전 한국을 방문해 우리 국민에게 전시되고, 그 바이올린으로 우리 청소년이 연주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전시,연주되기도 했던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그를 ‘신동’이라 칭송하지만, ‘동심’을 누릴 기회는 부족했다. 그의 재능은 천재적 자질도 있지만, 궁중음악가인 아버지의 혹독한 가르침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가정교사 마리아와 폰트랩 대령의 7남매가 어울려 놀 듯,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더라면, 모차르트는 훨씬 더 오래 살면서, 더 많은 명곡을 인류에게 선사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잘츠부르크에 가면 가정교사 마리아의 후계자가 영화속 복색과 비슷한 차림으로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고, 모차르트의 선율이 거리 곳곳을 감싼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마리아의 자취 말고도 호엔잘츠부르크성(城), 헬부른궁전 등 감성을 자극하는 탐방지가 많은 도시다.

오스트리아 관광청(Austrian National Tourist Office)이 반짝이는 여름 밤, 아름다운 선율로 더위를 식혀줄 낭만으로 가득 찬 예술의 도시, 잘츠부르크(Salzburg)의 면면을 한국민 마음 방역을 위해 소개했다.

28일 관광청에 따르면, 잘츠부르크는 세계 최대 여행 가이드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이 발표한 2020년 꼭 방문해야 할 도시 1위로 선정됐다. 연간 4500개 가량의 크고 작은 음악제와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문화 대도시이며, 다양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과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진다. 다음은 관광청이 추천한 잘츠부르크 감성 여행 세 코스.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이는 미라벨 정원의 모습 (c)Tourismus Salzburg / Guenter Breitegger

▶‘사운드 오브 뮤직’= 잘츠부르크는 1965년 개봉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배경지로 이 곳 여행은 이 영화를 만나는 여정이다. 여러 촬영 장소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주인공 마리아와 트랩 대령의 아이들이 춤을 추며 ‘도레미 송’을 부른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이다.

영화 속 한 장면을 인화해 가져가 미라벨 정원의 계단과 겹쳐 사진을 찍는다면 이색적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미라벨은 ‘아름답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궁전과 정원 모두 정직한 이름만큼이나 로맨틱하고 황홀한 전경을 자랑한다.

1606년 볼프 디트리히(Wolf Dietrich) 대주교가 사랑했던 여인 살로메 알트(Salome Alt)를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미라벨 궁전(Schloss Mirabell)은 바로크 양식의 대리석 건물과 조각상 사이로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 조화로운 풍경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장소로 꼽히기도 한다.

영화에서 트랩 대령의 저택으로 묘사된 레오폴츠크론 성(Schloss Leopoldskron)은 고풍스러운 흰 건물에 잔잔한 호수가 더해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을 연출한다. 현재는 럭셔리 호텔로 사용 중이라 투숙 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속으로 들어와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투숙객이 아닌 일반 관광객은 외관만 구경할 수 있다.

주인공 마리아가 견습 수녀로 지내던 논베르크 수녀원(Stift Nonnberg)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의 주요 코스는 마무리된다.

영화 한 편을 오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는 잘츠부르크를 가장 활기차고 경쾌하게 탐색하는 여행팁으로 자유로운 도보 여행은 물론 근교 잘츠카머구트 일대를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즐기는 파노라마 투어로도 즐길 수 있다.

모차르트 생가 전경 (c)Tourismus Salzburg

▶모차르트=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는 음악의 신동 볼프강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도시 곳곳에서 모차르트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모차르트가 태어나 17세까지 살았다는 모차르트 생가(Mozarts Geburtshaus)는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표 번화가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에서 만날 수 있다. 좁고 기다란 게트라이데 거리는 개성 있는 간판으로 가득한데, 문맹이 많던 중세 시대에 글을 몰라도 상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그림이나 조각으로 상점을 나타내던 전통이 아직까지 이어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노란 개나리색으로 칠해진 모차르트 생가 건물에 들어서면 어린 모차르트가 사용했던 악기나 악보 등이 전시되어 있어 천재 음악가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생가 근처에는 펜을 든 모차르트 동상이 세워진 모차르트 광장(Mozart Square)과 모차르트가 즐겨 찾았다던 단골 식당 슈테른브로이(Sternbräu)가 있다. 16세기 작은 양조장으로 시작한 이 레스토랑은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잘츠부르크 전통 맛집으로, 식당 내부 정원과 다이닝 룸에서 분위기 좋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잘츠부르크를 여행한다면 꼭 맛봐야 할 필수 먹거리는 20대 청년 모차르트가 누나 난네를과 함께 즐겨 마셨다던 오스트리아 맥주 슈티글(Stiegl)과 모차르트의 얼굴이 그려진 수제 초콜릿 모차르트쿠겔(Mozartkugel)이다. 모차르트를 따라 맛보는 유서 깊은 잘츠부르크 양조장에서 바로 만든 맥주의 청량함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낸 초콜릿의 진한 달콤함이 여행에 깊이를 더한다.

헬브룬 궁전의 전경(c)Austrian National Tourist Office / Shinobu Matsuba

▶궁전 투어=감성여행에 빠질 수 없는 인생샷 맛집, 호엔잘츠부르크 성(Hohensalzburg Fortress) 은 잘츠부르크의 랜드마크이자 잘츠부르크의 지붕으로 불리며 천 년 동안 하나의 도시국가였던 잘츠부르크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중앙 유럽 최대의 성이다.

역사상 단 한 번도 함락된 적 없는 난공불락의 성은 90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성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환상적인 도시 경관이 아름다워 잘츠부르크 내 베스트 포토 스팟으로 꼽힌다.

케이블카를 타고 잘츠부르크 시내 전망을 눈과 카메라에 담다 보면 눈 깜짝할 새에 성문 앞에 도착한다. 케이블카는 모차르트 광장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정류장에서 탈 수 있고, 관광객 용 선불카드인 잘츠부르크 카드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다른 잘츠부르크의 대표 궁전인 헬브룬 궁전(Hellbrunn Palace)은 여름 별궁으로 지어진 곳으로 세상에서 가장 장난스러운 궁전으로 불린다.

400년 전 이 궁전을 지었던 대주교와 물장난을 하는 기분이 드는 유쾌한 관광지로, 소박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외관과 달리 예기치 못한 깜짝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트릭 분수와 113개의 인형들이 물을 뿜어내는 극장으로 유명하다. 바위를 깎아 만든 동굴과 의자에서도 분수가 뿜어져 나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지난 5월 19일부로 호텔 및 음식점, 문화 시설 등의 영업을 재개하였으며 관광객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은 안전 국가로 분류되어 일부 완화된 입국 조건이 적용된다. 오스트리아 입국 직전 한국에서 열흘 이상 체류한 기록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백신 접종, 음성 진단 여부, 코로나 완치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증명서를 제시하고 별도의 자가 격리 없이 오스트리아에 입국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자는 90일까지 비자 없이 오스트리아에 체류할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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