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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폭염 속 청량음료보다 시원한 한국의 올림픽 젊은이들

한국의 Z세대 올림픽 젊은이들이 여기저기서 일을 내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무더위 속 더할 나위 없는 청량음료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것은 이제 고작 20세, 17세인 안산과 김제덕이다. 침착한 안산과 파이팅 넘치는 김제덕. 경기 내내 두 선수가 보여준 찰떡궁합은 양궁 혼성 단체전의 백미였다. 국내 선발전이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한국양궁이다. 그렇게 걸러진 선수 간의 신구 조화는 경기 중에도 재미 있게 드러난다.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김제덕은 “오진혁 텐”을 소리 높여 외쳤다. 활을 들어 올려 조준하던 맏형 오진혁은 나지막이 내뱉는다. “아직 안 쐈어.”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그들에겐 여유가 있었다. 그게 실력과 성적의 원천이다.

수영의 황선우는 또 하나의 천재 탄생이다. 연일 한국기록, 아시아기록을 갈아치운다. 자기 기록에 자기가 놀랄 정도다. 그를 지도하는 이병호 감독은 “성실하고 성품 좋고 자기주도형으로 훈련해 항상 기대 이상을 하는 선수”라고 말한다.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지만 그는 SNS에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즐기면서 행복하게 수영했어요”라고 적었다. 고작 18세 청년이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유난히 국민의 관심을 끄는 건 우리 젊은이들의 그런 태도다. 남들 눈치 보는 일이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렇다고 배려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승리하면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최선을 다한 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심지어 승리한 경쟁 상대를 축하해준다.

태권도의 이다빈은 금메달을 놓친 순간 상대방에게 ‘엄지 척’으로 축하했다. 상대는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했다.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한국 MZ세대의 모습 그 자체다. 그래서 그의 품격은 지고도 박수를 받는다. 17세 탁구천재 신유빈은 16강전에서 탈락하고도 웃었다. 그리고는 ‘단체전 파이팅’을 외쳤다.

유도에선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계체를 위해 삭발까지 한 강유정이나 한국 국적을 유지하려 유학까지 온 김지수 등은 메달까지 가지 못한 채 주저앉아 울었다.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은메달을 따고도 흘려야 했던 과거 선배들의 죄송한 눈물과는 달랐다. 아쉬운 자신을 위한 위로이고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훌훌 털어버리는 눈물이다.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스포츠만큼 공정한 선발 시스템도 드물다. 공정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Z세대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Z세대 젊은이들의 모습은 여지없이 한국의 미래다. 희망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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