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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내 포인트 휴짓조각 되겠네” 머지포인트 ‘먹튀’ 논란에 소비자 분통 [언박싱]
“온라인 환불 안 믿어”…본사 앞 이용자 수백명 모여
누적 발행액 1000억·가맹점만 2만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 환불을 받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먹튀’할 것 같아서 연차 내고 왔어요.” 13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본사 앞, 이른 아침부터 밀려든 인파로 건물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14개월 된 아기를 안고 본사를 방문한 박규형(38·가명) 씨는 “온라인 환불은 영 불안해서 휴가 내고 아침 일찍 왔다”며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용하려고 20만원 충전했는데 13만원 환불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웠던 머지포인트가 돌연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면서 소비자와 가맹사들이 충격에 빠졌다. 편의점, 대형 마트, 외식 프랜차이즈 등 가맹사는 부랴부랴 계약을 해지 중이지만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일부 자영업자는 포인트 결제를 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머지포인트 본사에는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적 발행액 1000억·가맹점만 2만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 환불을 받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김빛나 기자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가맹점이었던 주요 편의점·마트·외식 프랜차이즈들은 가맹사에서 빠진 상태다. 머지포인트는 포인트상품권인 ‘머지머니’를 정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획기적인 할인 혜택으로 제휴사 2만곳,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모았다.

제휴기업 대부분은 중개업체를 통한 계약관계라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GS25·세븐일레븐·CU 등 주요 편의점은 점주들에게 그동안 머지포인트로 발생한 매출액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알린 상태다. 편의점 관계자는 “머지포인트와 직접 계약이 아닌 쿠폰 대행사를 통한 계약관계”라며 “대행사가 파산할 경우 본사도 영향이 가겠지만 현재는 그 정도의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및 외식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이후에도 빕스·샐러디 등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해 이용자가 몰려가기도 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쿠폰 운영사를 통해서 머지포인트를 운영했었고, 정산도 해당 운영사를 통해 하고 있어서 재무적인 손실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환불 안 믿어” 본사 앞에 모인 이용자만 수백명
머지포인트 공식 홈페이지 화면. [머지포인트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다. 11일 금융 당국이 머지포인트의 위법성(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머지포인트 측은 온라인으로 환불 신청을 하면 결제금액의 90%를 돌려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불신은 커지고 있다. 머지플러스 본사에 12일 저녁부터 ‘대면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 수백명이 몰렸다. 편의점에서 머지포인트를 자주 사용했다는 한유경(32·가명) 씨는 “온라인 환불 신청을 하긴 했지만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없다”며 “남은 포인트가 1만원 정도 되는데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와 계약했던 자영업자들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이용자가 남은 포인트 소진을 위해 가맹음식점으로 몰리면서 ‘폭탄 돌리기’ 논란도 발생했다. 포인트 발급 중지 소식을 듣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별 의심 없이 결제했다가 정산을 받지 못할 경우 그대로 손해를 떠안게 된다.

가맹 제휴사들은 머지포인트 서비스 재개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약을 진행했던 관계자들도 기사를 통해 위법성을 확인했다. 4분기부터 서비스를 다시 연다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분위기”라며 “기업들은 보호를 받지만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볼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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