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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대상 범죄, 전문 수사 필요”···경찰 대응은?[촉!]
여성들 “경찰 대처 너무 소극적···적극적 조치 취해야”
경찰, 8월 1일부터 데이트폭력 사건 여청수사팀서 전담
전자발찌 훼손·도주한 성범죄자, 형사과서 추적 맡기로
“어디서 사건을 맡냐가 아닌 어떻게 수사하는지가 중요”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 살해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송파서는 이날 강씨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송파 전자발찌 훼손 연쇄살인 사건’과 ‘마포 데이트폭력 사망 사건’ 등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여성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11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여성들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전문적인 수사 조직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도봉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51) 씨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니 경찰 조직의 체계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들도 분명 사건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겠지만, 그럼에도 경찰 매뉴얼이 정말 있는 건지 의구심이 될 정도”라고 덧붙였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윤모(25) 씨도 “가정폭력에는 가정폭력범죄 특례법이 있어 긴급임시조치도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이와 비교해 데이트폭력은 경찰의 대처가 너무 소극적이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경찰 신고인데, 현행법 안에서 경찰이 적극적으로 보호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 주모(26) 씨도 “최근 연인 관계로 보이는 두 사람이 집 근처에서 큰 소리로 싸우다가 여자 분이 먼저 집에 들어간 뒤 남자 분이 집 문 앞에서 ‘문 열어라, 죽여버리겠다’며 욕설을 하는 걸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출동한 경찰들이 별 대응 없이 상황만 확인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범죄 유형에 따른 특성을 잘 이해하고 세심하게 대응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대표적 여성 대상 범죄인 성범죄와 데이트폭력의 실태는 심각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사범의 재범률은 ▷2016년 2.0%(58건) ▷2017년 2.2%(66건) ▷2018년 2.5%(83건) ▷2019년 1.7%(55건) ▷2020년 1.3%(41건)였다. 올해의 경우 다소 줄었지만 7월까지 0.9%(27건)이나 발생했다. 같은 기간 강도사건의 재범률이 약 0.2%, 살인사건은 0.1%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여성가족부가 이달 5일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통해 공개한 여성폭력 현황에서도 데이트폭력 검거 검수는 9858건이며 하루 평균 27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도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소재불명 집중검거 및 고위험군 일제점검 계획’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소재 불명 성범죄자 119명을 잡기 위해 주소 변경 미등록으로 소재불명 상태인 성범죄자에 대한 추적 및 검거는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 담당하게 된다. 형사과에서는 24시간 보호관찰이 되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성범죄자에 대한 추적을 맡게 된다.

지난달 1일부터는 데이트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로 담당하는 방안도 경찰은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전담 부서를 이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대상 범죄의 경우 수사 체계보다는 수사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디서 사건을 맡느냐가 아닌 어떻게 수사를 하는지”라며 “데이트폭력과 같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 적합한 전담 부서로 이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 등 부서 인력이 늘어나는 것 없이 전담 부서를 이관하기만 하면 해당 부서 인력들의 업무 부당만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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