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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 괴롭힘” 숨진 50대…KT 팀장 “황당하고 억울해” 반박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KT 동부산지부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팀장이 “그런 사실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KT 동부산지부 소속 팀장 정모 씨는 24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구체적으로 못살게 군 내용이 없으며,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정씨는 “고인이 우리 팀원이라 저도 무척 힘들지만, 유족들의 아픔 만큼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직장내 괴롭힘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에도 침묵하고 있었다”며 “팀원을 잃은 사람으로서 갑작스런 이 상황이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고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는 30여 년 넘게 몸담아온 국내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사 직장내에서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다 못해 지난 15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며, 발견된 유서에서 고인이 특정 인물을 지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나보다 젊은 팀장이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하여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 등 고인의 유서 내용을 전하며, “6월경 새로운 나이 어린 팀장이 부임했는데, (팀장은) 아버지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고 아주 오래전 일을 들춰 직원들에게 뒷담화를 해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정씨는 유족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저는 고인보다 나이가 많으며 여성직책자다. 직장생활 32년차로 팀장을 10년째 맡고 있으며, 국민청원에 올라온 나이 어린 젊은 팀장이 아니다”라고 청원 내용을 바로 잡았다.

이어 “올해 7월1일자 발령으로 고인과 근무하게 됐으며, 고인과 함께 근무한 날이 휴일과 휴가를 제외하고 34일이었다. 우리팀은 팀원이 저를 포함 5명이고, 코로나로 팀전체 회식은 34일 동안 점심식사 1회가 전부였다”며 “고인을 제외하고 팀회식을 한 적도, 욕설을 해본 적도, 같이 일하는 팀원의 뒷담화를 한 사실도 전혀 없다.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저도 정말 궁금하다”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항상 말이 없으시고, 간식을 같이 먹자고 해도 안드셨고, 점심을 하자고 해도 선약이 있다고 했다. 업무에 관한 부분을 질문하면 단답형으로 대답하셔서 업무얘기도 원할하게 못한 편이었다”며 “팀장인 제가 휴가기간에 연락하면 부담스러울까봐 8월말 따님 결혼 축하 문자외에는 3주의 안식년휴가 동안 전화도 한번 안 했다”고 설명했다.

유서 내용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못살게 군 내용이 없으며, 그런 사실이 없다” “휴가, 리프레시 휴직, 병가 등을 신청하셨으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근무 할 수도 있었다” “나이도 제가 더 많고, 업무 관련 사항도 제대로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씨는 이후 고인이 된 팀원의 업무복귀 전날부터 복귀 당일까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고, 다른 직원을 대동해 거주지로 찾아갔다가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고는 다음날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가 되레 사과를 요구하는 유족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었다는 얘기를 그날 처음 들었다”며 “고인과 제대로 얘기라도 해봤다면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들었는지 물어라도 보겠지만, 예전 일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뒷담화를 했다’ ‘욕을 했다’는 일방적인 내용을 국민청원에 올리면 모두 기사화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유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고인이) 회사생활 하기가 힘들다고 여러차례 했다는데 가족은 왜 귀기울여 듣지 않았나, (가족은) 고인과 연락이 안 된지 이틀이 지나도록 찾지도 않다가, 출근을 안 해서 팀장이 연락을 하고 찾는게 잘못된 것인가”라며 “가족들도 고인의 소재를 알지 못했고, 아드님과 당일 여러차례 통화했으나 화를 낸 사실도, 화를 낼 이유도 없다”고 했다.

고인에 명복을 빈 정씨는 “저도 평범하게 그저 하루하루 일을 하는 직원”이라며 “욕설, 뒷담화, 괴롭힘에 대해서는 노동청의 철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측은 지난 23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자체 조사뿐만 아니라 객관적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사실관계 규명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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