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수령 사실이 드러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26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를 마친 뒤 "곽 의원이 조금 전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은 4월 23일 공수처를 항의 방문한 곽상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탈당했다.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수령 사실이 드러난 직후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곽 의원이 조금 전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곽 의원의 법적 책임 유무는 향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그 여부를 떠나 공인으로 정치적 책임에 대해 국민의힘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일과 얽힌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를 놓고 재차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서민의 분양대금을 가로채기 위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비리로 여야 누구든 어떤 의혹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 말단 직원도 5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며 "이는 대장동 게이트의 규모가 천문학적이고 관련자들의 권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선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 친여권 인사의 자녀도 퇴직금으로 거액의 금액을 수령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이 '대가성 뇌물'이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장에는 "잘못된 희대의 설계를 한 당사자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하는데 남 책임을 운운하는 자체가 어이 없는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긴급 최고위는 방미 중인 이준석 대표의 지시로 열렸다. 이 대표는 화상으로 회의에 함께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장동 개발의혹' 및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등과 관련한 긴급 최고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곽 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 7년여간 재직한 후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 의원과 병채 씨는 이런 사업 설계를 가능케한 이 지사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곽 의원의 탈당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사안이 대선을 앞두고 당 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했다.

조국 사태 이후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여권을 비판한 만큼,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역공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 이슈는 '공정'에 민감한 청년층의 등 돌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감이 더욱 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대권주자들은 읍참마속을 주장했다.

곽 의원이 탈당 형식으로 거취를 정리한 일은 이러한 당내 입박을 고려한 결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