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문규·문재연·신혜원 기자] 여야가 27일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규정하며 야권을 압박했고, 야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 외치기 전에 자체적으로 전부 조사해서 스스로 하시라”며 “국민의힘이 지도부 회의를 보면 백드롭에 ‘화천대유는 누구것입니까’ 라고 써있던데, 누구 것인지 다 알고 있으면서 ‘누구 것입니까’라고 지금 소리를 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화천대유에 재직한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언론보도 후 곽상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을 두고는 “오징어게임은 과반수 찬성이 없으면 탈퇴도 못 한다. 지 마음대로 곽상도 탈퇴, 탈당할 수 있느냐”고 받아쳤다. 곽 의원 아들을 향해선 “아버지 백으로, 아빠 찬스로 부동산 개발회사에 입사해서 주어진 일만 했다는데 50억 받았다는 게 자신의 노력의 대가인가”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사실은 국민의힘발 ‘법조 게이트’였다는 게 드러났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에게 설계자라는 딱지 붙이려 하지만 드러나는 인물이 야권 인사다. 건국 이래 이렇게 염치없는 야당이 또 있나 싶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반면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의혹의 본질은 이재명 후보의 부당한 시정운영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공세에 열중할 게 아니라 떳떳하게 특검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곽 의원 아들의 논란으로 어렵게 얻은 2030세대의 지지가 흔들리는 것을 차단하고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비리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및 국정조사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 원대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설계한 사람이 이 지사 본인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며 “어떤 경우라도 역대급 일확천금 사건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남에게 떠넘겨서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에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성남 분당구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의원은 등은 이날 오전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항의방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방송에서 “곽 의원도 아들과 함께 특검조사에 당당히 동의해주리라 믿는다”며 “국민의힘이 화천대유와 계약한 게 아니다. 성남시에서 이렇게 특혜의혹이 일고 있는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철저히 따지고 그 몸통은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화천대유 관련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 관련 긴급담화문 발표를 통해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를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는 여야를 뛰어넘어 정계, 재계, 지자체, 언론인, 법조인들이 한통속이 된 대한민국 특권 카르텔의 농간”이라며 “최순실의 국정농단조차 소꿉장난으로 여겨질 만한, 최대의 부동산 비리 종합세트”라고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