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왼쪽)와 제철세라믹 소속 직원이 반도체 폐수 슬러지(침전물)로 재활용한 형석대체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 등 3사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의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은 반도체 폐수 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작년 8월부터 재활용 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양사는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t의 형석 대체품을 사용하여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해당 신기술은 지난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8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 지난달 31일에 최종 승인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연간 약 2만t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약 1만여t을 폐수 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은 폐수 슬러지가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강 공정에서 쇳물 속 불순물(황·인)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이 사용되는데, 현재 국내 주요 제철소들은 형석 사용분 전량을 남미와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승인과 관련 “2016년 7월 재활용환경성평가 제도가 신설 된 후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면서 “그동안 기술적·제도적 한계로 재활용되지 못했던 폐기물이 재활용환경성평가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술 개발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지던 폐수 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대제철 역시 형석 구매비용 절감에 기여하는 등 선순환이 기대되고 있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전무)은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주태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전무)은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 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