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완용이 나라 판 것 빼면 잘했단 말과 똑같아”
“히틀러도 시스템 정치냐…공과 나눌 대상 아냐”
尹 “인재 적재적소에 기용하겠다는 뜻” 진화 나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정치력을 높게 평가한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틀째 집중 포화를 가했고, 윤 전 총장은 재차 발언 취지를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윤 전 총장의 망언이 전두환 찬양까지 이르렀다. 말문이 막힌다”고 직격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은 것 빼면 정치 잘했단 말과 다르지 않다”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며 온갖 부정, 비리 저지른 전두환이 시스템 정치라면 히틀러, 스탈린도 시스템 정치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도면 실언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의 정치관이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아있음을 확인했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대표가 5.18 묘역 찾아 무릅꿇고 사과한 것도 정략적 술수였으며 악어의 눈물이었단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앞서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일본 식민지 시대 공과를 나눠 식민지 근대화론을 말하는 사람들을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전씨는 공과 과를 나눌 대상이 아니다”라며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지난 번 대구에 가서도 ‘다른 지역이면 민란이 났을 거다’ 발언부터 시작해 사고방식이 완전히 멈춰 전근대적 사고에 그대로 갇혀 있는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검사로서 일반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맨 범죄자들하고 살다 보니까 사고가 감염된 건지 계속 퇴행적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논란이 점점 커지자 윤 전 총장은 이날 다시 입장문을 내고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제가 하고자 했던 말씀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면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다. 저의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으며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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