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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ETF 美증시 데뷔…시장 두근대는 이유는 [홍길용의 화식열전]
기관·큰손 주류 투자대상에
높은 변동성도 축소 가능성
超중앙 지향 CBDC 생태계
자율경제 주요 수단 되려면
안전장치·쓰임 다양해져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드디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심장인 미국 증시에 정식 데뷔했다. 현물도 아닌 선물(future)이고, 기초자산의 25%만(75%는 국채) 비트코인을 편입한 ‘반쪽’이다. 수수료(0.95bp)도 높고 선물 특유의 만기연장(roll over) 부담도 크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물론 로빈후드 같은 온라인플랫폼에서도 비트코인을 쉽게 거래할 수 있으니, 이번 ETF의 투자 매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ETF를 통한 비트코인 투자는 이미 일부 원자재 상품으로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원자재(commodity)’ 가운데 하나로서의 접근이다. 이번 비트코인 선물 ETF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우선 자산시장 핵심 포트폴리오와의 연결이다. 비트코인 거래가 아무리 편해져도 기존 제도권 시장과는 분리돼 있다. 이번 ETF를 통해 주류 포트폴리오에 엄연히 하나의 독립된 영역을 가지며 연결이 이뤄지게 됐다. 기관투자가와 거액자산가들의 주요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상자산의 최대 약점은 높은 가격 변동성이다. 파생금융상품은 변동성 위험회피 수단이다. 변동성이 낮아지면 비트코인 현물 ETF 등장의 가능성이 커진다. 비트코인의 실물경제 활용성도 높아진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금융시스템의 핵심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당장 공급량이 제한되는 비트코인은 거래나 가치교환의 수단으로는 제약이 꽤 많다. 금화 보다 은화가 화폐로 더 많이 사용된 역사도 이 때문이다. 공급량 제한이 없는 이더리움이 향후 활용도가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기반의 파생상품들도 제도권에 등장할 지가 중요하다.

안정성이 높아지고 유통 부담이 적은 가상자산들이 더 많아진다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시장이나 메타버스 결제수단 등 쓰임이 다양해질 수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탈중앙 필요성이 높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로 보인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장도 변수다. CBDC는 기존의 현금과 같은 높은 익명성을 갖기 어렵다. 중앙은행의 금융정보 독점이 가능하다. 지금의 상업은행이 불필요해 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기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 디지털화폐의 필요성을 더 높일 수 있다. CBDC 환경에서 민간 경제 시스템에서 가상자산의 역할과 기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인류는 실생활에 별 쓸모 없는 조개 껍데기에도,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교자(交子)에도 경제적 가치를 부여했다. 브레튼우즈체제로 재구축된 금 태환을 포기해 신용을 기반으로 한 금융생태계가 자리잡은 지도 올해 꼭 50년째다. 이제 가상자산 자체가 쓸모가 있고 없고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미 우리 경제와 금융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다만 수많은 가상자산이 모두 살아 남을 수는 없다. 이제는 가상자산이 어떤 곳에 쓰일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 듯 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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