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싸움 팽팽…호통·고성도 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팽팽히 기싸움을 했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토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정책이나 경기·인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얽힌 사안을 놓고 서울시에 책임이 있다고 추궁했다.
오 시장은 이에 숙이지 않고 여당 의원들의 지적을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전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당시 오 시장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비판한 일을 놓고 "서울시장 명패를 아예 경기지사로 바꿔라", "정치 국감을 하지 말고 정책 국감을 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에 "그게 어떻게 정치적 답변인가"라며 "서울시는 (답변)준비를 한 것 뿐"이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이 오 시장 취임 후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며 "오 시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압구정, 목동, 성수동 실거래가가 얼마나 뛰었는지 아느냐. 허가 구역 지정 이후 4억원이나 올랐다"며 "오 시장 당선 후 매매가격 상승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 시장에 극심한 불안이 있는데 이게 과연 안정인가. 책임을 통감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서울시에 책임 전가하지 말라"고 맞섰다.
오 시장은 또 "의원님의 질의 내용을 보면 중앙 정부의 고집스럽고 변화 없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이 없다"고 역공을 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손팻말 자료를 든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오 시장과 여당은 다른 사안을 놓고도 충돌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인천 수도권 매립지 문제를 놓고 서울시 입장이 박원순 전 시장 때와 달라졌다며 "인천 서구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가"라고 했다.
오 시장은 "'짓밟는다', 이런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제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국감장이 너무 심하다. 1000만의 서울시민이 보고 있을텐데 (오 시장은)너무 고압적"이라고 했고, 오 시장은 김 의원의 말을 끊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그러자 "제가 얘기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이 의원들을 훈계하고 가르치는가"라고 했다. 오 시장은 "훈계한 적 없고,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이 국토위원장에게 "이런 불손한 태도로 국감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고 말하자 오 시장은 "불손하다니요!"라고 큰 소리로 맞받아쳤다.
급기야 김 의원은 반말로 "지금 뭐 하는 거야, 소리 지르면 다야!"라고 소리쳤다.
오 시장은 "고성과 고함은 자제해달라. 저도 1000만 시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장 자리에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1000만 시민 대표가 태도가 이것 밖에 안 되느냐"고 호통쳤고, 오 시장은 결국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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