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갖춘 ‘중량급’ 영입에도 집중
尹, ‘전두환 옹호’ 논란 정면 대응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홍준표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세(勢) 불리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홍 의원 캠프에선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 투표 2주일 가량을 앞두고 ‘고발 사주’ 의혹, ‘전두환 옹호’ 논란에 휩싸인 지금이 “역전 기류를 굳힐 적기”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홍 의원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 실망한 지지층이 우리의 세력 확장 움직임에 발맞춰 유입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홍 의원과 ‘양강’으로 묶인 윤 전 총장 측은 여러 의혹·논란에 대해 정면돌파로 대응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전국 각 대학의 교수 470명,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 100명은 21일 홍 의원의 대선 캠프에서 홍 의원 지지 선언식을 진행한다. 전날에는 미술작가 100명이 “홍 의원이 공정·정의, 열악한 미술 환경을 살릴 수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홍 의원은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을 지낸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 정치 단체 중 한때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단체 총연합회, 중도 단체 대표 80여곳도 품에 안았다. 홍 의원 캠프 관계자는 “각계 주요 단체들의 지지 선언이 앞으로 줄지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며 윤 전 총장과 투톱 반열에 오른 홍 의원은 최근 들어 나름의 독자적 조직을 갖춘 중량급 인사를 영입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의원은 그 결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언주 전 의원, 김선동 전 의원 등과 손을 맞잡았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상대로 피장파장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따라 붙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같은 선상에 놓고 두 사람이 결승전에서 맞붙으면 ‘범죄 대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홍 의원이 “이번 대선은 클린(clean) 대 더티(dirty)”라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 |
반면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에 따른 후폭풍과 맞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적재적소 인재 활용이라는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윤 전 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제가 하려던 말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보다 해명을 택한 것이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공개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녹취록에서 윤 전 총장 이름이 등장하는 데 대해서도 “조 씨가 대검에 가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김 의원이 ‘내가 대검에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나는 안 가겠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에 불과하다”며 “(윤 전 총장이)사주하지 않았다는 반증”(윤 전 총장 캠프의 권성동 종합지원본부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게 드리워진 각종 의혹·논란과 윤 전 총장 측의 정면돌파 전략이 충성 지지층을 만들지, 비토 감정을 부추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윤 전 총장이 최종 투표에 앞서 지지율 상승과 하락 사이 결정적 순간에 놓인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