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플랫폼 기업 기금으로 해결 필요”
원희룡 “李지지층 상당이 ‘공평 파멸’ 바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4명이 25일 대전시 서구 KBS 대전방송국에서 열린 제7차 합동토론회에서 격돌했다.
각 주자들은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에 대한 각자의 공약을 피력하는 한편, 서로가 서로의 주장에 대해 거듭 견제구도 던졌다.
이날도 '양강'으로 칭해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기싸움을 했다.
두 사람은 노동조합과의 '사회적 대타협' 해결책을 놓고 맞붙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목해 "(노조와의)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아일랜드"라며 "'유럽의 병자'였으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선진국으로 올라섰다"고 했다. 이어 "노·사·정이 다 합의해야 사회적 대타협을 할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은 민주노총 같은 노조와 어떻게 타협할 생각인가"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해고는 자유롭게 하되 사회적 안전망을 확실히 보장하는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를 하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며 "이 때문에 유승민 전 의원에게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 안을 물어본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민노총은 노·사·정 기구에서 탈퇴한 지 오래됐다"며 "지금은 정부가 경고하고 서울시가 불법이라고 해도 대규모 시위를 한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은 강경히 진압해야 한다고 했는데, 과연 할 수 있는 문제인지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게)중요하다"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법치주의에 근거해 강경히 할 때는 해야 한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노사간 협상력을 동등히 부여하고, 법을 위반했을 때는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대통령이 되면 언론개혁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언론도 서로 경쟁하게 만들겠다"며 "언론기관도 서로 건강히 경쟁할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연합] |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거듭 날카롭게 질문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선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당황한 듯 답변할 내용을 찾는 데 평소의 대답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윤 전 총장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너무 열악하다"며 "이분들에게도 고용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분들이 고용 보험을 가입하도록 만든다(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윤 전 총장은 "어렵기는 하다. 잘 들어오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고 대답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플랫폼 기업이 '라이더'든 보행자든 교통사고 등 피해가 유발될 때 (쓸 수 있는)기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의 '공매도 전면 폐지' 공약을 놓고는 "큰 자본시장을 갖는 미국, 영국, 홍콩 등 다른 나라도 공매도를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는다"며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동학개미' 등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의원은 이에 "유 전 의원이 경제 전문가라 정통한 만큼, 다시 돌아가 우리 참모들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100조원 규모의 '선진 대한민국 미래펀드'(가칭)를 조성하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운용하고 돈을 벌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겠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유 전 의원과 자세히 의논하겠다"며 "어떻게 해서 수익이 나는지를 다 의논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저격전을 이어갔다.
원 전 지사는 '청년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고, 불공평한 생존보다 공평한 파멸을 바라기 시작했다'는 말이 SNS에서 유행한다며 "나보다 잘 나가고 많이 배운 사람들을 끌어내려 공평한 파멸이라도 속시원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당한 지지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이 후보가 사법시험에 합격한)시절은 판·검사가 됐든, 변호사로 개업했든 어렵지 않게 상당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며 "이 후보가 흙수저로 자신과 같은 입장에 있던 사람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아끼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다.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 중 '공평한 파멸'을 원하는 지지 동기가 있다면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가 그런 분들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 공정과 상식을 통해 희망을 드릴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 후보를 키운 것은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며 "그런 지지층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