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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사망]“보통사람의 시대” “이 사람 믿어주세요”…생전 어록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87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노태우 대표가 전두환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킨 뒤 6공화국 최초로 직접 선거에 의해 1988년 제 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노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를 선언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서 노 전 대통령은 생전 인구에 두고 두고 회자될 여러 어록을 남겼다. 특히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구호로 내건 “이 사람 믿어주세요”와 “보통 사람의 시대”는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말로 남았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주요 발언들.

▶"부의 부당한 축적이나 편재가 사라지고 누구든지 성실하게 일한 만큼 보람과 결실을 거두면서 희망을 갖고 장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입니다.", "이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어느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보통사람들의 시대'가 왔습니다."

(199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사)

▶"6·29선언과 같은 결단, 나는 두번 다시 그런 결단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 결단은 엄청나게 불행한 사태 속에서 목숨을 걸고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1989년 한국일보 창간 35주년 기념 특별회견)

▶ "물, 그것은 마시면 들어가고 흘리면 떨어집니다. 그러나 그 물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는 과정을 보면 물의 힘은 참 크지요. '물대통령'이란 별명 참 잘 지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989년 프랑스 교민 리셉션 중)

▶ "40년의 짧은 기간에 그처럼 헌정사의 단절과 파란을 겪어야 했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온전한 전직 대통령을 가지지 못해온 우리 현실에 더 뼈아픈 통한을 느꼈습니다." (1990년 '과거문제 종결에 즈음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신사고에 의한 개혁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히말라야 산맥이 높아서인지 한반도에는 아직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만이 아니라 이 지역에도 개방과 개혁의 물결이 오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1990년 한·소 정상 간 대화)

▶"북방정책이라는 것은 가까운 길이 막혀서 도저히 갈 수 없다면 우회를 해서라도 가려는 것입니다. 더 먼 길이라고 하더라도 도중에 가시밭길이 있어 다리에 피가 나더라도 그것이 통일로 이르는 길일 때에는 우리는 서슴지 않고 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나의 북방정책의 기본 구상이며, 철학이기도 합니다." (1990년 MBC 창사 29주년 기념 특별회견에서)

▲ "내 이름은 조부께서 지어주신 것으로 '크게 어리석다'는 두 글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양극단은 서로 통한다'는 동양사상에서 보면 '크게 어리석은 것'은 곧 '크게 슬기로운 것'으로 내 이름에는 그분의 소망이 숨겨져 있습니다." (1990년 곤츠 헝가리 대통령 내외를 위한 만찬 중)

▲ "우리가 유엔 가입을 신청한 지 42년 8개월, 오랜 기다림 끝에 회원국이 됩니다. 이제 남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던 어두운 타율의 역사는 끝이 났습니다." (1991년 시애틀 교민 오찬 연설에서)

▶ "국회는 어디까지나 여당이 이끌어 나가는 '여의도'가 되어야지, 야당에 끌려 다니는 '야의도'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지난날 여소야대의 국회가 주는 교훈입니다." (1992년 제14대 총선 민주자유당 공천자 공천장 수여식)

▶ "나는 그동안 당총재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왔습니다" (1992년 민주자유당 총재직 사퇴선언)

▶"'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참용기입니다." (1992년 6·29선언 5주년 기념 '보통사람과의 대화'에서)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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