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김일성·김정일 색채 지우기 시작
북한에서 ‘김정은주의’가 등장하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홀로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7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 때 회의장 중앙에 자리했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위)는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는 사라졌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10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준비중이다.
국가정보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김 위원장이 독자적 사상체계 정립을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어 그동안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주의만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을 맞아 김정은주의를 독자적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지 10년 만에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대내외 상황은 별로 좋지 않지만 집권 10주년을 맞아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통해 집권체제를 정비하는 등 튼튼한 권력 기반을 토대로 이제는 사상·철학 부문에서까지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겠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지난 10년 동안 자신만의 통치철학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게 기이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정치와 같은 김정은주의의 구체적인 상에서는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보유한 전략국가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은 핵무력과 국방력 강화로 전략적 지위가 높아진 전략국가로 발돋움했다는 점을 최대 성과로 꼽고 있다”며 “김정은주의에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 풀이가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주의의 구체화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는 아직 김정은주의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지만, 2016년 제7차 당대회 때 회의장 정면 정중앙에 배치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올해 제8차 당대회 때는 사라지는 등 이미 변화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편 김일성주의는 김정일 후계시절 정립됐으며, 김정일주의는 김정일 집권 시기인 1999년 완성됐다. 북한은 이후 제7차 당대회를 통해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선포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