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신 높여줄 것”
지난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공식 제안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교황의 방북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상만 높여줄 뿐 북한에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협상 특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교황 방북 성사 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대화 분위기 개선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황의 종교적 위상을 고려하면 방북 자체가 종교의 자유를 비롯한 북한내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천주교 수장으로서 교황은 도덕적, 종교적, 윤리적, 인권적 측면에서의 위상이 있다”면서 북한 등 독재국가의 인권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교황이 북한 내 종교활동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분명 언급할 것 같다”면서 유엔 등이 아닌 곳에서 나오는 인권문제 제기가 도움이 되리라고 내다봤다.
킹 전 특사는 그러면서도 “북한 당국이 종교에 대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면서 “교황이 방문해도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미사에 참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황 방북이 김정은에게 큰 영향을 미칠지 의심스럽다”면서 “교황의 방북은 김정은이 갖고자 하는 지위와 위신, 관심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핵화 등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은 적은 반면 김정은 위원장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면서 지도자로서의 위상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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