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전날 "초청 오면 기꺼이 갈것"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위해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 접촉을 하고 있다고 유흥식 대주교가 전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는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그렇지만 교황청도 여러 길을 통해 교황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대주교는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제가 직접 접한 적은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만났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이뤄졌다"고 답했다.
지난 29일 교황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만나 방북을 제안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한 상황에서 교황청 역시 북한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확인한 만큼 이 같은 노력이 교황의 방북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 대주교는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어렵다고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라 (교황의 방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교황 방북과 별개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등 북한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교황청은 북한뿐만 아니라 어려운 나라가 있으면 뭐든 지원하려고 노력한다"며 "언제든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차원에서 (북한을) 도울 준비는 돼 있다"고 했다.
또 "국제관계가 그렇듯 '기브앤테이크' 식으로 북한에서 '이런 것을 해준다' 하면 교황청도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 충분히 그런 (북한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라면서 "북한도 다른 나라와 수교를 하는 만큼 북한이 (지원을) 받겠다고만 하면 길(방법)이 충분히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황청이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특히 절대 권력을 가진 분들에게 돈으로 잘 지원을 안 한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을 만난 뒤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시간 넘게 회동한 것을 두고 "교황께서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말씀하셨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유 대주교는 "어제 교황에게 '교황과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서도 기도한다'고 했더니 교황이 정말 좋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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