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아톤산업이 중국에서 수입한 요소를 적재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차량 촉매제인 요소수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호남지역 주요 중소기업들이 요소수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수요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어 사태 장기화가 우려된다.
요소수 품귀 현상은 원료인 요소 수입량의 대부분인 97.6%를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호주와의 무역분쟁을 겪으며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우리나라에 불똥이 튀고 있다.
요소수가 귀해지면서 상당수 주유소들이 판매를 중단했고 가격도 급등해 요소수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화물 및 운송업계를 중심으로 물류 대란이 예상된다.
요소수 생산업체는 국내 생산량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울산산단의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 등이며, 여수산단의 휴켐스와 익산제2산단 아톤산업 정도가 소량의 요소수를 생산 중이다.
여수산단 중견기업인 휴켐스는 질산, 모노니트로벤젠(MNB) 등을 주력 생산하는 가운데 극소량의 공업용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요소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0.5% 수준이다.
사측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로 가격은 올랐고 가수요가 붙어 물량은 더 나가지만, 회사에서 요소수 사업비중이 워낙 미미하고 중국의 요소 수급도 불안해 증설이나 추가 인력투입을 통한 증산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요소수 생산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북 익산2산단 아톤산업 앞에도 화물차 운전기사와 농민들이 요소수를 구입하겠다며 공장 앞까지 줄을 서는 바람에 회사 측은 1인당 2통씩 한정물량을 판매하고 있으나, 요소 재고가 바닥 날 경우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공장을 풀로 가동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이고 하루 최대 100t 밖에 생산하지 못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고객에 먼저 팔아야 하는데 우선 급하니까 소비자에게 한정수량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역기업이라 가격을 터무니없게 높여 팔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요소수 한통(10ℓ) 가격은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1만원 안팎에 구입이 가능했지만, 요소수 품귀와 일부 도매상들의 사재기가 의심되면서 한통에 5~10만원까지 폭등한 실정이고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품절’로 표기된 곳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사태처럼 요소수 품귀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체와 도매상 등을 중심으로 매점매석 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정부 부처 합동단속반을 설치해 엄정 대응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을 통한 수급난 완화와 중국에 의존해 온 요소 원료를 러시아 등지에서 조달해 오는 수입선 다변화 방안 등의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