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 전경. 박대성 기자/parkds@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전남지역 산단이 몰려 있는 여수·광양지역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가 5년간 84명이나 발생하는가 하면 산재승인 건수도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4739명에 달해 기업들의 산재예방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정부 임기 내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20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882명으로 전년보다 27명 늘었고 여수·광양지역도 지난해 18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등 정부의 산재 사망자 감소노력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감소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7년 산재사고는 738건에서 2018년 887건, 2019년 1018건, 2020년 1248건, 올해 8월말 기준 848건으로 5년간 4739명에 달했고, 산재사고가 줄기는 커녕 매년 20% 가량 늘었고 5년새 산재 승인 건수도 총량으로 2배나 늘었다.
근로복지공단이 밝힌 여수·광양지역 산재 승인율을 보면 ▷2017년 신청건수 812건 대비 738건(승인율 90.8%) ▷2018년 936건 대비 887건(승인율 94.8%) ▷2019년 1088건 대비 1018건(승인율 93.6%) ▷2020년 1336건 대비 1248건(승인율 93.4%) ▷2021년 8월말 기준 917건 대비 848건(승인율 92.5%)로 집계됐다.
‘업무상 사고’ 산재를 당한 근로자가 업무와 사고·질병 등 재해 간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입증해야 해 산재 승인율이 매년 90%선에서 멈추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주요 산재사고를 보면, 지난 9월 16일 여수산단 GS칼텍스 프로판 저장탱크 검사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A(61)씨가 탱크 밖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지난 1월 10일 오후 8시4분께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유연탄 종합물류회사인 금호티앤엘에서 작업 중이던 B(32)씨가 석탄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지난 5월 25일에는 남해화학 여수공장에서 공장 보일러 배출수 이송 작업 중 수중펌프 PVC 호스 연결부위가 고온의 폐수로 인해 이완되고 비산돼 근로자 1명이 중대화상 사고를 입었다.
지난해 7월 2일에는 여수산단 대림산업 용성공장 증축현장에서 흙막이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등 여수석유화학국가산단 내 기업체 산업재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의 산재예방을 위한 지도감독 강화 그리고 산단 노후시설에 대한 전면 시설 개·보수와 신규기술 적용, 안전 관리자 확충과 외주업체 안전교육 등의 전반적인 사고예방을 위한 산단 기업들의 쇄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은미 의원은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는 사람을 경영책임자로 두지 않으면 산재를 막을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권한 있는 사람이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