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남측 언론이 보도한 제3지대 대선후보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선전매체를 활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동시에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제3지대의 대선후보들 이재명과 윤석열을 비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그리고 독자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이 부호와 윤 후보를 비판한 내용을 소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제3지대 대선후보들이 여당과 제1야당의 대선후보들에 대한 비판의 도수를 높이고 있다”며 “두 후보가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퍼주기식’ 공약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는 ‘양당의 후보들은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우물 밖의 세상을 모르는 내수용 정치인들이다’, ‘미래비전이 없이 인기주의적인 퍼주기와 네가 감옥에 가라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비꼬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동연은 ‘두 후보가 품성과 정책면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품질검사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면서 “특히 윤석열이 자기가 내세운 대표적 구호를 표절하고 내세운 공약들이 알맹이가 없으며 남이 써준 것을 읽는 후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했다.

또 “정의당 대선후보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수용을 요구해 나섰다”며 “이와 관련 언론은 거대양당의 대선후보인 이재명과 윤석열이 높은 비호감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선제압에 실패하자 제3지대의 대선후보들이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평했다”고 덧붙였다.

남측 언론이 제3지대 대선후보들의 발언을 보도한 내용을 인용한 형식으로, 이전까지 북한 선전매체의 화살이 주로 윤 후보를 향했다는 점에서 우회적이긴 하나 이 후보까지 싸잡아 비판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 후보와 김 전 부총리와 달리 심상정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응당한 봉변’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글에서는 윤 후보를 보다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매체는 윤 후보가 지난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다 시민들에게 저지당한 일과 관련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너무도 응당한 봉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두환 옹호’, ‘개사과’ 논란 등을 거론한 뒤 “윤석열로 말하면 광주 인민들 앞에 나설 꼬물만한 체면도 없는 자”라며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기 바쁘게 광주로 달려간 것은 그럴듯한 사과놀음으로 이른바 진정성을 보여주고 봉변을 당하는 모습을 연출해 등 돌린 민심의 동정을 사는 한편 ‘전두환 숭배자’, ‘파쇼후예’라는 오명을 털어버리려는 흉악한 속심의 발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