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산을 방문해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하다”고 비꼬았다.
박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 “부산에 표 달라고 온 분이 ‘부산이 재미없다’ 해서 놀랐다. 게다가 강남보다 재미없다고 해서 더 놀랐다”며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분 역시 사고의 틀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따름”이라며 “수도권 일극주의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에 열불이 나 있는 사람들한테 당신들 왜 재밌게 못 사느냐고 타박하면 인정머리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땅만 개발하면 대박이 나고 기업과 사람은 몰려들고, 풍부한 세수로 도정하면서 세금 풀어 얼마든지 인기 얻을 수 있었던 경기도 같은 곳은 참 재미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지방은 정말 재미가 없다. 떠나는 기업과 사람 잡기에도 힘에 부치고 뭐 하나 유치해 오려면 경기도보다 백 배 이상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이 처한 이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말 한마디라도 하고 재미없다고 해야 불공정에 시달리는 지역민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겠느냐”며 “이 판국에 도움은 못 줄망정 쪽박을 찰 일은 아니다, 부산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이 정말 공정 사회가 되려면 하나의 발전축이 아니라 복수의 발전축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획기적 대책이 나와야한다”며 “그 전제조건이 진정한 자주적 권한과 포괄적 예산을 이양하는 획기적 분권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부산 영도구를 찾아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했다가 “아, 재밌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이 ‘지역 비하’라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까지 부산 지역에 대한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으니 이쯤 되면 민주당의 ‘지역비하 DNA’를 이 후보가 계승하려는 건 아닌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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