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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에서도 ‘오징어 게임’ 열풍?…“생사 다투는 간부층 생활과 흡사”
돈주·밀수꾼·젊은세대 사이에 은밀히 퍼져
“발각돼도 달러 찔러주면 무마…시청 늘어”
북한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평양 등에서 돈주(신흥부자)와 밀수꾼, 젊은세대 사이에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시청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외부 문물 차단을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평양 등 도시를 중심으로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돈주(신흥부자)와 밀수꾼,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 시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남도 평성시 소식통은 “평양에서 돈장사(환전상)를 하고 있는 동생 집에 갔다 ‘오징어 게임’을 보고 왔다”며 “요즘 평양의 한다하는 사람들은 남조선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빠져있다”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남조선에서 만든 ‘오징어 게임’ 드라마가 담겨진 USB나 SD카드 같은 메모리 저장장치들이 요즘 들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해상 밀무역을 통해 내륙까지 들어오고 있다”며 “평양 돈주들은 드라마 내용이 외화벌이 시장에서 암투를 벌이며 생사를 다투는 평양 간부층 생활과 흡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큰 돈을 벌겠다고 목숨을 내걸고 게임에 참여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주들은 돈이 너무 많으면 비사회주의 시범 꿰미에 걸려 언제든 처형당할 수 있는 현실을 알면서도 돈벌이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자신들의 처지와 같다며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또 “평양의 돈주들뿐 아니라 젊은사람들 속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드라마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등장인물 중에 탈북민도 포함돼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학습장 크기 노트텔을 이용해 밤에 이불 속에서 몰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 소식통도 “용천군에도 ‘오징어 게임’이 SD카드에 담겨진 채 밀수로 들어와 은밀히 퍼지고 있다”며 “주로 밀수꾼들과 젊은이들이 시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밀수꾼들은 빚더미에 몰린 수많은 사람들이 거액의 상금을 놓고 서로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오징어 게임’이 코로나19 사태로 국경 경비가 살벌한 와중에도 목숨을 걸고 밀수에 나서는 자신들의 운명을 보는 것 같아 심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름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남측 영상물을 비롯한 외부 문물 유입 통제 강화 차원에서 작년 연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는데, 남측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식통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제정되면서 자본주의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사법기관의 단속이 살벌하게 펼쳐졌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법기관 간부들도 먹고살기 힘들어지자 남조선 영화를 시청하다 발각돼도 달러를 찔러주면 무마되고 있어 ‘오징어 게임’ 시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북한은 중국, 시리아와 함께 전 세계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세 국가 중 하나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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