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캠프 조직도 공개 연기…김종인 설득할 듯
이준석 “金 포기 불가”…尹측 “두 분 의견 수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캠프 진용을 김 전 위원장 ‘원톱’으로 둘지, 사실상 ‘3김(김종인·김병준·김한길) 쓰리톱’으로 꾸릴지를 놓고 막판 기싸움을 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에게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을 맡기는 한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당 미래비전위원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를 당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비전·국민통합위의 독립성 보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대놓고 불쾌함을 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중 대략적인 캠프 조직도를 공개하고자 했다. 양 측의 충돌로 발표 시기는 다음 주 중순으로 미뤄졌다.
윤 후보 측은 18일 이러한 쓰리톱 전략을 놓고 “아직 확정된 일은 없다”면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복수의 야권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全權)이 쏠리는 일을 막기 위한 견제의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비전위는 정책 설계, 국민통합위는 외연 확장과 국민통합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핵심 역할을 맡게 될 두 위원회에 대해 윤 후보 측에서 독립성 부여를 검토하는 일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도 자신의 지휘에서 벗어나는 조직이 생길 가능성에 거부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위원장과 김 교수는 서로 ‘저격전’을 했을 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은 김 교수의 캠프 합류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통합위 구상을 놓고도 전날 “기구만 만들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며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도 스스로 통합위원장을 하고 한광옥 부위원장을 뒀으나 국민통합이 됐는가. 국민에게 빈축만 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 참석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결국 윤 후보 측에서 김 전 위원장을 재차 설득한 후 결단을 내려야 할 분위기다.
윤 후보 측이 캠프 조직도 발표를 상당 기간 미룬 일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지금껏 김 전 위원장 ‘원톱’ 선대위에 대해선 이 외에 다른 옵션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김 전 위원장을)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이 더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와 가까운 이양수 수석대변인이 김 교수와 김 전 대표를 거론한 후 “이분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줄다리기는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후보 비서실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확정했다. 공석이 된 비서실장에는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이자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의원과 현 수석대변인인 이양수 의원, 이 외에 윤한홍 의원 등이 거론된다. 후보 수행실장은 이용 의원이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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