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선의 삶 지지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1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 있는 판동초등학교를 찾아 기본소득 정책 필요성 설파에 나섰다. 학생 수 37명인 판동초는 학교 매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본소득 쿠폰'을 매주 2000원 어치씩 전교생에게 지급하는 학교다.
이 후보는 세대별 참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국민반상회'의 일환으로 이날 판동초 인근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학교 매점을 운영 중인 재학생과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매점은 외부업체가 운영하는 대신,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물건을 사와 판매한다. 학생들끼리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장으로도 활용된다.
이 후보는 "학교 매점은 사실 꽤 큰 이권사업이다. 근데 제가 초등학생 때 300원을 못 내서 수학여행을 못 가는 학생들이 생기자 새 교장 선생님이 매점을 학생들에게 줬다"며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매점을 지켜 수익을 수학여행비에 댔다"고 회상했다.
이 후보는 매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본소득 쿠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합 운영에 참여하는 한 학부모가 "매주 2000원씩 쿠폰으로 기본소득을 받고, 그것으로 아이들이 매점을 이용한다"고 설명하니, 이 후보는 "이것도 일종의 로컬 지역화폐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를 최소한으로 완화하고, 최저선의 삶을 지지하는 방식으로는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일 수 밖에 없다"며 "(아이들이) 공존과 협력 같은 중요한 가치를 초등학생 때부터 체득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판동초 기본소득의 재원은 주로 기부를 통해 마련된다. 용돈에 여유가 있는 아이들이 기부하기도 하고, 외부에선 한국기본소득네트워크단체가 판동초의 기본소득 취지를 듣고 장기 기부에 나서줬다.
이 후보는 "재원에 비해 배우는 게 많다"며 "학생들에게 시장경제와 협동조합을 가르치기에 이만한 아이템이 없다"며 극찬했다.
앞으로 판동초 기본소득 운영에서 무엇을 보완했으면 좋겠냐는 이 후보의 질문에 학생들이 '1000원 인상'이라는 답을 내놓자 이 후보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50% 인상해달라고 한다. 물가가 오르니 좀 올려주는 방향으로…. 전국의 관심있는 분들이 후원을 해주면 어떻겠냐"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이날 이 후보 일정에 동행한 부인 김혜경 씨도 "학교가 차갑게 경쟁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가 날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제 아이들도 이걸 경험해봤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초등학생 오후 3시 동시 하교제와 정규수업 종료 후 오후 7시까지 양질의 돌봄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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