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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년 만에 완공’…내달 1일 국내 최장 바닷길 보령해저터널 개통
전 세계선 다섯번째로 긴 해저터널
보령~태안 이동시간 90분→10분
대피소·제트팬 설치 등 안전에 초점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률 99%’ 25일 찾은 충남 보령시 보령해저터널에선 내달 1일 터널 개통을 앞두고 작업자들이 최종 점검에 나서는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보령해저터널은 해저면 최대 55m(해수면 최대 80m) 아래로 충남 보령시 신흑동~오천면 원산도리 6.927㎞를 잇는 국내 최장,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충남 보령시 보령해저터널 입구의 모습 [헤럴드경제]
위치도 [국토교통부 제공]

이 터널은 부산~경기 파주 국도 77호선 중 단절됐던 보령~태안 연결도로(14.4㎞)의 한 구간으로, 2010년 12월 공사에 들어간 이후 11년 만에 완공된다. 지난 2019년 말 먼저 개통한 원산안면대교(1.8㎞)에 이어 터널까지 개통하면 대천항과 태안 안면도를 잇는 국도 77호선이 끊김 없이 연결된다. 보령에서 태안까지 차량을 통한 이동시간은 기존 90분(95㎞)에서 10분(14㎞)으로 단축된다.

터널은 상·하행선이 각각 2차로로 분리됐다. 대천항 쪽에서 차량을 타고 터널로 진입하니 경사 4~5도의 완만한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터널 안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밝았고 벽은 타일로 마무리돼 일반 터널과 외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보령해저터널 집수공간 [헤럴드경제]

해수면으로 약 80m 떨어진 해저터널의 가장 아랫부분에 도달하자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터널 안쪽 집수공간에서 들리는 바닷물이 ‘철썩’이는 소리는 바닷속에 있음을 실감케 했다. 해저터널은 특성상 완공 이후에도 암벽 사이로 일부 해수가 유입된다. 이 때문에 시공사는 터널 최하단 지점에 별도의 집수공간을 만들었다. 시간당 유입되는 407톤(t)의 해수는 터널 측벽에 설치된 배수관을 통해 용량 4800㎥의 집수정으로 모이고, 펌프 2대를 통해 터널 외부로 배출된다.

터널 곳곳에선 안전사고에 대비한 시설·장비가 눈에 띄었다. 교통사고나 화재 위험에 대비해 660m마다 상·하행으로 유턴할 수 있는 연결통로와 220m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화재 시 연기를 뺄 수 있는 제트팬 82개를 비롯해 옥내소화전이 50m 간격으로 301개, CCTV 카메라도 92개 설치됐다. 이 밖에 지진규모 6에도 견딜 수 있는 1등급 터널로 설계하는 등 안전 확보에 공을 들였다.

공사비 4853억원이 투입된 보령해저터널은 해저터널로는 처음 NATM 공법을 적용했다. 이는 암반 폭파 이후 굴착 작업을 한 뒤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는 방식을 말한다. 균일하지 않은 지질조건을 극복하고 바닷물 아래 지반을 뚫어 길을 내는 작업인 만큼 난이도가 높았다. 내염해 기능을 갖춘 자재를 사용하는 동시에 암반 틈으로 유입된 해수를 막는 작업(차수 그라우팅)에는 신기술도 적용했다.

현장 감리단장인 이상빈 제일엔지니어링 기술사는 “믿고 오셔도 좋다”면서 “2m를 굴착하는데 한 달을 쓸 정도로 무엇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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