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가운데) 대선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들과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일 나흘째 지역 순회 일정을 소화하며 사실상 '선대위 보이콧'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해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아침에 (만나지 않겠다고) 인터뷰한 것도 봤는데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핵심 관계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있어야 될 것으로 본다"는 전날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주변에서 저에게 하는 말은 못 들어봤다"고 선을 그었다.

또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당황스럽고 오해를 한 사실이 없다"며 "후보가 된 다음날 이 대표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개요를 들었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진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세 번째) 당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제주시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당 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의제를 사전 조율하지 않아서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사에서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양수 당 대선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이 아니고 권성동 선대위 사무총장이 먼저 가서 의논 드리고 후보랑 만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는데, 그건 좀 맞지 않겠다고 거절당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후보 주변에서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내가 올라가겠다. 다만 지금까지의 피상적 대화, 이런 것은 아닐 것이란 확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