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꺼낸 尹 “더 낮은 자세로 가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화상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 등을 놓고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캠페인 행사를 한 후 예고 없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를 정확히 하지 않아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한 공정·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민이 저에게 기대했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된 A4 용지를 꺼내 읽었다. 그는 "과거 제가 가진 일관된 원칙과 잣대, 이는 저와 제 가족과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아내와 관련한 국민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 죄송합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김씨에 대한 수사 필요성에 대한 의견에 대한 물음에는 "법과 원칙은 누구도 예외 없다"고 했다.
윤 후보가 퇴장한 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일반 국민에게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이런 연장선상에서 기조가 유지된 것"이라며 "사실과 사실이 아닌 점을 가려 국민 앞에서 정중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많은 분이 지금 상황을 궁금해한다. 또 이 일이 너무 오래돼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전반적으로 사과 말씀을 올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사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윤 후보에 대해 "윤 후보가 전반적으로, 완전히 (상황을) 파악하면 본인 스스로 곧 사과할 것"이라며 "사과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한 바 있다.
윤 후보는 그간 김씨의 허위 경력과 수상 이력이 불거진 데 대해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대국민 사과' 같은 형식을 갖춘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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