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모습도 좋지만, 조금 더 따뜻한 모습과 약간의 허당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보는 사람들이 ‘내가 저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최근 공식 활동을 재개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이 이재명 대선후보의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대선 전략을 캠프 핵심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169명에 달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구체적인 임무’를 쥐어 줘 함께 뛰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언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80여 일 남은 대선 레이스를 역전승으로 이끌 일종의 ‘비단 주머니’를 전달한 셈이다.
20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상임고문은 이달 초 선대위 핵심 관계자를 따로 불러 이같은 내용의 선거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먼저 이 후보에게 주변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 ‘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시도했던 이른바 ‘알부남(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이는 과거 DJ의 딱딱하고 과격한 ‘운동권 투사’ 같던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꾼 이미지 메이킹 전략 ‘뉴 DJ 플랜’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민주당 대선캠프가 이 같은 DJ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선거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또 “이재명 후보만 움직여선 안 된다. 169명 국회의원 모두에게 구체적인 임무를 줘야 한다”는 조언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임고문은 특히 민주당의 각 시·도당 등 전국의 지역 조직을 아우르는 ‘지역 맞춤형’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실시하는 방안 등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지역 조직을 가동해 밑바닥 민심을 훑는 식의 선거운동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민주당은 국회 의석수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등에서도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자랑한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4개(82.4%),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151개(66.8%), 824석 광역의원 중 652석(79.1%) 등 압승을 거둔 덕분이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