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윤 "참으로 기이한 조합이자 범상치 않은 출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에게 빨간 목도리를 걸어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1990년생 페미니스트'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측에 깜짝 합류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당 대표 패싱", "기이한 조합"이라고 꼬집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지예 대표 영입은 메시지가 분명하다. 이준석 대표는 필요하지 않고 신경쓰지도 않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대변인은 또 조수진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왜 내가 대표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며 이준석 대표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국힘당에서 이 대표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신지예 대표 영입도 다르지 않다. 당 대표를 패싱하는 리더십으로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까. 경선 후보를 패싱하는 리더십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이번 인선이 잘못된 리더십 아래서 나온 실책이라는 것이다.
홍서윤 청년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동안 이준석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던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참으로 기이한 조합이자 범상치 않은 출발"이라고 비틀었다.
그는 "신지예 대표는 지금껏 여성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앞장서고, 제3지대 정치의 확장을 위해 싸워왔다"며 "불과 이번 달 초까지 국민의힘의 젠더갈등과 노동관, 여성가족부 폐지 및 군가산점제 부활에 대해 거친 비판을 하셨던 분께서 '새시대'라는 명분 하나에 손바닥 뒤집듯 국민의힘에 합류 할만큼 그 동안의 정치 철학은 별 것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대표를 향해 "신대표의 여성 대표성과 정치적 상징성은 국민의힘에 합류함과 동시에 시대에서 삭제 되고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란다"며 "저를 포함해 신 대표를 응원하고 지지했던 여성 청년과 국민들은 오늘 하루가 매우 슬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도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들의 품에 들어가 이해조차 되지 않는 '새시대'를 만들겠다는 모습에서 어떤 진정성을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며 "녹색당에서 무소속, 이제 국민의힘의 일원으로, 계속된 신 대표의 탈바꿈을 보며 동시대 여성 청년으로서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그리고 오늘 신 대표의 선택에 씁쓸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신 대표는 국민의힘 선대위 후보 직속 기구이자,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혀온 그가 국민의힘에 합류한 것은 다소 파격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신 대표는 영입 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치권의 반(反)페미니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고, 윤 후보의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에도 날을 세운 바 있다.
윤 후보는 신 대표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환영 인사에서 "오늘 신지예 씨 영입에 대해 여러 말도 있어서 그 의미와 정권교체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긴 얘기를 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해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실에서 열린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 영입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