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공보단장(최고위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조수진 공보단장이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에게 보냈다며 "알아서 거취를 표명하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도대체 조 단장은 왜 공보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에게 전송하고 계신가"라며 이같이 맹폭했다.

그는 "본인이 직접 이런 방송을 찾아보고 전송하고 있을 만큼 선대위 업무가 한가한가"라며 "아침에 사과하고 저녁에 도발하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했다.

이어 "후보의 활동을 알리고 상대의 부적절한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해야지, 이게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 글에 조 단장이 발신인으로 있는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사진을 첨부했다. 여기에는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라는 제목의 가세연 유튜브 방송 링크가 붙어있다.

이 대표 측은 이 캡처본은 조 단장의 메시지를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앞서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지휘 체계를 놓고 말다툼을 했다.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하던 중 조 단장이 윤 후보의 전언 형식으로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이 대표가 공보단 부실 운영 문제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일부 기사에서 나온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익명 인터뷰 문제를 해결하라고 조 단장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단장이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고 했고,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이 아니면 누구 지시를 듣는다는 것인가"라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갔다. 이 대표는 '쾅' 소리가 나도록 책상을 내려친 후 회의장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 업무에 맞는 것을 제가 지시했는데, 본인이 상임선대위원장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해 언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조 단장은 일부 언론에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선대위 출범 이전에도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10월에는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수수 논란이 있던 곽상도 전 의원의 탈당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