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그분’에게 한없이 관대한 검찰, 주변인만 죽음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은 21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는 김 처장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바로 아래 직급의 김문기 성남도공 개발1처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압박수위를 끌어올렸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장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처장의 죽음이 "대장동의 몸통인 이 후보에 대한 단 한 번의 수사조차 없이 단지 꼬리 자르기 수사로 일관해 생긴 불행"이라며 "검찰은 더 많은 꼬리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 몸통인 이 후보와 정진상 부실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대장동게이트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인 이 후보와 이 후보의 측근 정 부실장에 대한 검찰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인물들이 의문을 자살을 연속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건의 진상을 숨겨야 하는 자들에 의한 모종의 흑막이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처장의 죽음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부검이 이뤄져야 하고 사망경위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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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은혜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고인은 화천대유 심사과정을 전담하고 배당이익을 설계한 실무총괄이었다. 대장동의 비밀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면서 "거대한 설계에 비춰보면 깃털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를 겨냥해 "'그분'에 한없이 관대했던 검찰의 꼬리 자르기 수사로 명을 따른 죄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잇따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특검 요청이 진심이라면 핑계만 수북했던 협상에 지금이라도 착수할것을 '이재명의 민주당'에 지시해주시라"고 압박했다.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처장의 선택에 "최후 선택 직전 누군과와 통화 내지 SNS를 하면서 심적 압박감을 가진 것이 이유일 수 있다"며 "연쇄적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문시 된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원 본부장은 "유동규, 유한기, 김문기 모두 대장동 공모지침서 변경으로 화천대유에 개발이익 몰아주기에 관여된 사람들인데, 이들을 비롯한 대장동 관련자들이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서약한 바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며 "심지어는 미국에 가 있던 남욱이 서둘러 귀국해서 구속된 것도 죽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냥 무시하기에는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 "유한기와 김문기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을 할 것을 요구한다"며 "정식수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성명불상자(이재명 측 인사)를 피고발인으로 해 자살교사 또는 자살방조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원 본부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김 처장의 사망이 "김진국 전 민정수석이 나름의 원칙대로 강하게 진상을 파헤치려 했던 여파"로 생겼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그 와중에 이재명 후보 쪽에서 김 전 수석 아들 이슈를 터뜨려 날린 것 같다. 그 아들이 아픈 건 주지의 사실이었던 것 같다"며 아들의 입사지원서 논란으로 사퇴한 김 전 수석과 연관 지었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과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성남도개공 몫으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김 처장은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때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심사 과정에 또 다른 외압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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