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빈층 자유 뭔지 몰라” 발언 또 논란
당 내부서도 핵심 공약 부재 등 지적
페북 통한 정책 소개 ‘반쪽짜리’ 비판
내주나 내달부터 기자회견 데뷔 유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광주 북구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내 AI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부터 지금껏 인상적인 정책이나 ‘킬러 콘텐츠’ 발표 없이 세불리기와 네거티브전에만 힘을 쏟았다는 지적이 당 안에서도 제기된다. 이준석 대표와의 현장 동행이 중단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윤 후보의 실언도 또 터졌다. 선대위는 안팎의 우려를 딛고 이르면 내주부터 윤 후보를 앞세워 정책·콘텐츠 발표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는 등 정면돌파로 대응할 방침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 후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정책 공약을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공약부터 부동산, 군(軍) 공약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선대위 출범 이후 윤 후보가 직접 나서 정책·비전 발표를 한 적은 없다. 페이스북 활용과 현장 방문 발언에는 기자들의 공식 질의가 없는 만큼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적지 않다. 윤 후보는 쟁점을 선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도 내놓지 못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코로나 손실 보상 50조원 대책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100조원에 묻히는 등 당내 혼선으로 빛이 바랬다.
현재는 정책·공약 발표를 김 위원장이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윤석열’이라고 하면 반문(반문재인) 외에 바로 떠오르는 정책과 킬러 콘텐츠가 있느냐”라고 했다.
이는 윤 후보가 콘텐츠 보다는 세 불리기에만 집중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했다. 선대위에 위원회만 20개 이상 만들어졌고 구성원은 벌써 4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덩치가 큰 만큼 인선 갈등도 거듭 나타났다. 이 와중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허위 이력 의혹까지 터져 당력이 의혹 방어에 쏠리기도 했다. ‘사공’ 많은 선대위의 구조도 문제로 거론된다. 현재 선대위 안에는 정책총괄본부 외에 후보 비서실 소속의 정책·콘텐츠 관련 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는 당에서 시민소리 혁신정책회의라는 공약개발단이 2개월 가량 활동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교통 정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했다.
집안이 시끄러운 가운데, 윤 후보는 다시 설화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전날 전북 전주시의 전북대 타운홀미팅에서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논란이 일자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외려 도와드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사는 데 힘들면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아프리카 손발 노동’, 그 다음 달 ‘전두환 공과’ 발언 등으로 홍역을 치렀었다.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르면 내주, 늦어도 다음 달 초 직접 정책·콘텐츠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데뷔’할 것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도 “내달 초에 들어가면 한 주 하나 정도 공약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핵심 콘셉트는 ‘약자와의 동행’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도 비전을 취지에 맞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공부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며 “속도만 높여 서투르게 공약을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일이 없도록 윤 후보와 각 팀이 의견을 공유하며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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