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일 윤핵관·선대위 비판 행보
2030세대 공략 “李와 새 관계설정 관건”
김건희 사과, 반등 계기될지도 미지수
朴 사면 후폭풍·본인 실언도 일파만파
“일정·정책·메시지, 삼박자 맞아야 극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부르며 손짓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의혹을 포함한 ‘가족 리스크’,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여파,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내홍, 본인의 설화까지 겹겹이 쌓인 내우외환이 주요 원인이다.
일단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를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윤 후보의 일정, 정책, 메시지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체계적 선대위 운영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봉합 여부가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날 김씨의 사과로 논란 진화를 시도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27일 윤 후보 선대위와 이준석 당대표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중앙선대위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방송출연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윤 후보 선대위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계속 내놓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선대위를 향한 우회적인 비판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3선 중진인 김태흠 의원이 이 대표를 겨냥해 “제갈량 노릇 그만하고 몽니 부릴 시간있으면 젊은 대표로서 2030세대의 고민을 담은 미래비전과 해법을 내놓으라”고 직격한데 대한 반박이었으나 윤 후보의 발언과도 맞부딪치는 메시지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최근 일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대표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공격이 거세더라도 내부 결속이 단단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만큼, 당 내홍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의미다.
특히, 이 대표가 2030 남성을 대변한다는 정치인으로 꼽힌다는 점을 윤 후보가 깊이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불화로 ‘국민의힘 세대결합론’이 무산된 상황에서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했으나, 현재까지는 오히려 역풍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은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세다. 윤 후보로서는 홍준표 의원이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외곽에서 비판을 쏟아내는 것도 골치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가 등판해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며 ‘원팀’에 시동을 건 것과 대조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의) 최대 문제는 이준석 대표 문제가 젊은층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선대위에 다시 결합하기는 어렵겠지만, 당대표로서 선거를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윤 후보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윤 후보의 대구 일정에 동행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전날 꺼내든 ‘김건희 사과’ 카드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과 함께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했다”는 비판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역시 윤 후보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오는 31일 석방된 이후 탄핵, 혹은 윤 후보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내놓는다면 보수진영 여론이 급변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016년 당시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속했고, 45년형을 구형한 장본인이다.
때문에 오는 29~30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하는 윤 후보로서는 한층 더 메시지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당분간 윤 후보가 중도 외연 확장보다는 ‘보수 표심 다독이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연이은 ‘실언 논란’도 대선 가도에 ‘지뢰’가 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선거는 일정, 정책, 메시지가 같이 가야하는데 모두 따로 놀고 있으니 주목도도 높지 않고 후보의 실언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선대위 내 엇박자를 줄이기 위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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